코로나19 관련 온라인 교리교육 중 인간 존엄 해치는 이기주의 지적... 무관심에 대응할 종교계 노력 촉구
“서로를 보살피지 않는다면, 우리는 세상을 치유할 수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일 교황청 사도궁 도서관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 시간을 통해 “우리가 세상을 치유하기 위해선 이기주의자도 무관심한 사람도 아닌, 형제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바티칸 뉴스가 보도했다.
교황은 지난 5일부터 수요 일반 알현 시간에 코로나19 대유행과 관련한 주제로 전 세계 신자들을 위한 교리교육을 시작했다. 교황은 올해 코로나19 위기가 확산한 연초 3월부터 ‘참 행복’, ‘기도’ 등을 주제로 온라인 교리교육을 진행해오고 있다. 5일부터는 ‘코로나19’를 주제로 교육을 진행하며 세상 위기 속 신앙인이 갖춰야 할 면모에 관해 거듭 전하고 있다.
교황은 지난 5일 첫 번째 교리교육 시간에 “코로나19 대유행이 우리의 취약함을 노출시키고, 깊은 상처를 입히고 있기에, 우리는 시선을 예수님을 향해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며 “오늘날 우리는 이 세상의 치유를 위해 어떤 방법으로 도울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고 요청했다.
교황은 12일 ‘세상 치유- 신앙과 인간의 존엄성’을 주제로 한 두 번째 코로나19 관련 교리교육에서 “우리가 싸워 이겨야 할 유일한 질병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상호 관계적 특징을 망각하는 시각”이라며 사회적 병폐를 꼬집었다.
교황은 “때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이용하고 버려야 할 물건으로 생각한다”며 피조물과 조화를 이루고, 서로 친교와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인식을 갖길 당부했다. 교황은 또 “하느님은 우리가 피조물을 존중하고 조화 안에 살도록 우리에게 유일한 존엄을 주셨다”며 “조화롭지 않다면 생명은 파괴될 것이며, 보존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예수님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신다”며 “곧 섬김과 다른 사람에게 생명을 내어놓는 비전”이라고 전했다.
교황은 “인생에서 출세하려 애쓰고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고자 애쓰면 조화로움은 파괴된다”며 “이는 지배의 논리이며, 다른 이들을 지배하는 논리”라며 코로나19 위기 속에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태도를 ‘섬김’으로 귀결시켰다. 그러면서 교황은 “특히 고통받는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눈을 갖도록 주님께 청하자”며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무관심과 자신의 관심사만 바라보는 이기심이라는 두 가지 나쁜 태도는 조화로움을 거스른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인종이나 언어, 혹은 각자 처한 상황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 안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알아볼 수 있길 바란다”며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이러한 인간 존엄성이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되었기 때문에’ 양도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고 재차 전했다.
교황은 “우리가 모두 바이러스 치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반면 신앙은 인간 존엄성이 침해당하는 상황 앞에서 무관심에 대응하고자 적극 노력하라고 촉구하고 있다”며 “주님께서 우리가 인류 가족의 일원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재발견하도록 우리의 ‘시력’을 회복해 주시길 빈다”고 거듭 청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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