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존재 이유와 동력이 되는 평신도
▲ 평신도는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한 지체로 교회의 근본 소명을 간직하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평신도는 과연 어떤 존재일까요.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평신도에 대해 알려면 먼저 우리가 속해 있는 교회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평신도는 교회 공동체에 속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교회 헌장」 교회론 부분은 교회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첫째, 하느님의 백성입니다. 둘째,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자 신비체입니다. 셋째, 교회는 이 땅에 있는 하느님 나라입니다. 지면상 여기서는 첫째와 둘째 의미에 대해서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평신도는 선택받은 사람
교회가 하느님 백성이라는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우선, 수많은 사람 가운데 하느님께서 특별히 선택한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평신도는 선택받은 사람입니다. 하느님께서 직접 우리를 선택하셨습니다. 우리는 흔히 명동대성당 건물을 보고 교회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교회는 건물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직접 뽑으신 하느님의 백성을 예수 그리스도께서 조직한 공동체를 뜻합니다. 구약시대까지만 해도 교회는 예루살렘 안에 있는 성전만을 가리켰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사람들은 성전 안에 모셔놓은 계약의 궤 안에 하느님이 계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신약에 와서 교회의 개념이 달라졌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다”(마태 18,19-20 참조)고 말씀하셨습니다.
둘째,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자 신비체입니다. 인간의 몸은 하나이지만 이 하나의 몸은 여러 지체로 이뤄져 있습니다. 작게는 세포부터 눈, 코, 입, 손, 발 등 여러 지체로 이뤄져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교회도 다양한 지체가 모여 하나의 몸(예수 그리스도)을 이루고 있는 신비체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여러 지체로 이뤄진 한 몸은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해서 각 지체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각각의 지체는 자기 자신의 존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만약 몸이 글을 쓰려고 하는데 손이 ‘나는 피곤하니까 너희끼리 알아서 해’라고 말하거나, 물을 마시려고 손이 컵을 들어 입에 댔는데 입이 마시지 않으려 한다면 몸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지체 중 어느 하나라도 자기의 존재를 주장하고 자기 역할만을 강조하고 옳다며 다른 지체와 유기적 협력을 하지 않는다면 몸은 자기 역할을 하지 못하고 망가져 버릴 것입니다. 교회도 각각의 지체가 서로가 옳다고 주장하며 유기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잘 작동하지 않고 망가져 버릴 것입니다. 우리는 포도나무인 예수 그리스도에게 달려 있는 가지입니다.(요한 15,5-6 참조) 다시 말해 그리스도의 몸의 자격을 갖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권리와 의무와 사명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자격으로 교회의 근본 소명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평신도 사도직의 핵심
여기에 바로 평신도 사도직의 핵심이 있습니다. 평신도들은 교회의 사명 수행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제2차 바티칸 공의회 「선교 교령」 21항 참조)입니다. 평신도는 복음을 선포하고 실천하는 데에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근본적인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평신도들은 특별히 교회가 오로지 평신도들을 통해서만 세상의 소금이 될 수 있는 그러한 장소와 환경 안에서 교회를 현존하게 하고 활동하게 하도록 부름 받고(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회 헌장」 33항) 있습니다. 평신도들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교회는 희망과 사랑의 표지요, 원천으로서 세상의 모든 분야에 현존하게 되기 때문입니다.(요한 바오로 2세 교황 권고 「평신도 그리스도인」 7항)
자신의 정체성에 충실하게 사는 평신도는 세상 안에 사는 교회의 사람이며, 동시에 교회 안에 사는 세상의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평신도는 자기 소명에 따라 교회와 세상에 삽니다.(「교회 헌장」 31항 참조)
정치우(안드레아) 새천년복음화학교 교장
▲ 정치우 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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