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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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국제)

‘카누에 탄 늙은 현자와 젊은이’ 서로 통했다.

참 빛 사랑 2018. 11. 1. 21:40


젊은이 위한 세계주교시노드 폐막-주교와 젊은이,
토론과 경청 이뤄져


▲ 10월 25일 시노드 교부들과 함께하는 도보순례에 참가하기 위해 모인 젊은이들을 격려하러 나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새복음화촉진평의회 의장 리노 피시켈라 추기경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바티칸시티=CNS】




젊은이들을 위해 열린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5차 정기총회(이하 시노드)가 25일간의 회기를 마치고 10월 28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각국 주교회의에서 선출한 대표 주교 156명을 비롯해 수도회 대표와 젊은이 참관인 등 약 300명이 참석한 이번 시노드는 교회가 젊은이들을 동반하고, 그들이 하느님을 만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소집한 회의다.

이번 시노드는 진행 방식이 과거와 다른 데다 생동감이 넘쳤다는 게 시노드 교부들의 공통적 소감이다. 영국의 빈센트 니콜라스 추기경은 “시노드에 여러 번 참석해봤지만 이번에는 아주 재미있었다”며 “우리는 젊은이들에게 (일방적으로) 말하지 않고 그들과 함께 대화했다”고 미국 「아메리카」지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또 “교황이 줄곧 말해온 ‘함께 걷다’, 즉 시노드 정신을 체험했다”고 말했다.

교황이 개회식 때 “용기 있는 발언과 겸손한 경청”을 주문함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토론과 경청이 진지하게 이뤄졌다는 소감도 이어졌다. 본회의는 폐막 이틀 전인 26일 최종 보고서 편집을 위한 모임까지 포함해 총 20차례 열렸다. 시노드 교부들은 젊은이들의 신앙 현주소를 진단하고, 현대 사회에서 그들이 처한 상황과 어려움, 교회 내 여성의 역할, 디지털 문화 속 젊은이들의 방황 등에 대해 경청하고 발언했다.

아프리카 카메룬의 앤드류 푸아냐 주교는 “아프리카의 성당은 젊은이들을 수용할 공간이 부족하다”며 뜨거운 신앙 열기를 전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폴란드의 그제고리 리시 대주교는 “미사 참여와 고해성사, 12년의 교리교육에도 불구하고 많은 젊은이에게 하느님은 여전히 추상적 관념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참관인 자격으로 참가한 오세아니아 사모아의 조셉 모에노-콜리오씨는 이번 시노드를 ‘카누에 탄 늙은 현자(賢者)와 젊은이’에 비유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늙은 현자는 별자리를 읽고 바다를 항해하는 법을 알고 있으며, 젊은이는 앞으로 나갈 힘이 있다”며 신구 세대가 하느님 나라를 향해 함께 항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부들은 교회 내 여성의 역할 확대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갔다. 인도의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외관상 변화가 아니라 여성이 교회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진정한 변화를 촉구하는 교황의 뜻을 주교들에게 상기시켰다. 미얀마의 찰스 마웅 보 추기경은 “젊은이는 쓸모없는(useless) 존재가 아니라 쓰이지 않는(use-less) 존재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며 젊은이 활용 방안 강화를 호소했다. 젊은이들의 도전의식 부족을 ‘따끔하게’ 지적하고, 성소수자를 적극 포용해야 한다는 발언도 그룹 발표에서 이어졌다.

한편, 시노드 교부들은 10월 28일 폐막 미사에서 발표한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우리의 연약함과 죄가 젊은이들의 신뢰에 장애가 되면 안 된다”며 사목자들이 젊은이들 말을 경청하지 않고, 성직자 성추문으로 실망을 안겨준 데 대해 간접적으로 사과했다. 교황은 최종 보고서를 바탕으로 자신의 성찰과 사목 방향을 담은 후속 문헌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