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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역습' 슈퍼 엘니뇨.. 겨울이 두렵다

참 빛 사랑 2015. 10. 7. 11:52

 

NOAA 위성에 포착된 슈퍼태풍 ‘사우델로르’

 

올겨울 지구촌 기상이 심상치 않을 조짐이다.

각종 기상 관측 데이터가 ‘슈퍼 엘니뇨’의 등장을 알리고 있다. 이미 지구촌 곳곳에서 홍수와 폭우, 가뭄, 냉해, 이상고온 등 각종 전조 증상이 속출하고 있다. 그로 인해 전쟁과 내전, 기아, 난민 등 2차적 피해도 덩달아 커지면서 ‘기후난민’ ‘환경 난민’이 대량 양산될 전망이다. 남미 페루 앞바다의 수온변화에서 시작된 기상현상이 자연의 범주를 뛰어넘어 국제사회의 정치적 경제적 기본 토대를 뒤흔드는 무서운 괴물로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엘니뇨 현상 때문에 잦은 홍수로 큰 피해를 입고 있는 페루에서 지난 1일 주술사들이 엘니뇨로 인한 자연재해로부터 자신들을 지켜달라며 아기예수상을 들고 향을 피우는 등 주술 의식을 벌이고 있다.
리마=AP연합뉴스
◆슈퍼 엘니뇨란

엘니뇨는 스페인어로 ‘남자 아이’라는 뜻이다. 원래 태평양 연안에서 고기를 잡던 에콰도르와 페루 어민들이 차가운 태평양 바다가 12월 크리스마스 무렵 수온이 상승하면서 어획량이 크게 늘어나자 하늘의 은혜에 감사한다고 ‘아기 예수’에 빗대어 사용했던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기상학적으로 엘니뇨는 페루 연안에 해당하는 동태평양 적도 부근(북위 5도∼남위 5도, 서경 120∼170도)의 해수면 온도가 평균 0.5도 이상 상승한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중에서도 바닷물의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은 기간이 적어도 3개월 이상 계속되는 경우를 ‘슈퍼 엘니뇨’라고 한다.

슈퍼 엘니뇨는 흔한 현상이 아니다. 1997∼1998년 발생한 이후 18년간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세계기상기구(WMO)와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등은 최근 페루 앞바다의 해수면 온도가 2도를 넘었다며 이번달부터 내년 1월 사이에 18년 만에 슈퍼 엘니뇨가 맹위를 떨칠 것이라고 예고했다.

동태평양 적도 부근 바닷물의 수온이 장기간 고온으로 유지되면서 형성된 엄청난 에너지는 전 지구의 기후를 교란한다. 일반적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선 바다를 따뜻하게 만들고 열대성 소나기를 많이 내리게 하는 고기압이, 남미 지역에서는 바닷물을 차게 하고, 날씨를 건조하게 만드는 저기압이 형성된다. 하지만 슈퍼 엘니뇨의 등장으로 해류와 바람이 평소와는 반대로 흐르면서 이런 기후의 규칙성이 깨져 뒤죽박죽이 된다.
◆이미 시작된 슈퍼 엘니뇨의 심술

슈퍼 엘니뇨의 심술은 이미 지난여름부터 시작됐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가뭄이 장기화되며 지난 7월부터 산불이 번지고 있다. 엄청난 규모의 산불이 뿜어낸 연기가 이웃나라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의 하늘까지 뒤덮는 바람에 항공기 이착륙이 지연되고 휴교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주력 수출품인 커피와 코코아의 생산이 감소한 것은 물론 쌀 등 농작물의 작황도 극히 부진하다. 태국에서는 올해 쌀 생산량이 4% 줄어 10년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출도 18%나 줄어들었다.
바닥 드러낸 상파울루 저수지
AP=연합
중남미·카리브해 지역도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다. 과테말라에서는 농작물이 말라죽으면서 100만명이 식량난에 빠졌다. 온두라스에선 가축 수천 마리가 폐사했으며, 10개 지역에서 식량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푸에르토리코 수도 산후안과 북부 해안 지역 주민들은 1주일에 2차례 제한 급수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

같은 기간 남미 아르헨티나에서는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가 물에 잠길 만큼 큰 비가 내렸다. 페루는 기록적인 폭설과 홍수로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북미와 동북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도 연쇄적으로 기상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8월 말에는 기상 관측 사상 처음으로 태평양에서 슈퍼태풍 3개가 동시에 형성됐다. 태평양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산 중인 킬로(Kilo), 이냐시오(Ignacio), 히메나(Jimena) 등의 태풍이 NOAA가 찍은 기상 관측위성 사진에 포착됐다. 기상학자들은 슈퍼 엘니뇨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폭우를 동반한 초대형 허리케인 호아킨이 미국 남동부 등 멕시코만 일대를 강타한 5일(현지시간) 섬나라 바하마 수도 나소 인근 롱아일랜드 해변의 수풀 지역에 해일에 떠밀려 온 보트들이 위태롭게 걸려 있다.
나소=AP연합뉴스

 

 

◆우려되는 연쇄적 사회재앙


슈퍼 엘니뇨로 인한 극심한 기후교란은 각국의 정치 경제에도 상당한 충격을 줄 전망이다. 영국 구호단체 옥스팜은 지난 1일 홍수와 가뭄을 유발하는 슈퍼 엘니뇨로 올해 곡물 수확량이 감소하면서 내년까지 전 세계 1000만 명 이상이 굶주림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크 골드링 옥스팜 대표는 “슈퍼 엘니뇨 현상으로 쌀, 옥수수 수확에 피해가 발생해 이를 주식으로 삼는 남아프리카와 중앙아메리카 등의 국가들에서 수백만 명의 빈곤층이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국제구호기구 등에 따르면 에티오피아는 슈퍼 엘니뇨로 우기가 불규칙해지면서 작황이 나빠져 450만 명이 식량지원이 필요한 상태다.

국제사회가 이런 사태에 손을 놓고 있으면 시리아 사례처럼 또 한번 대량 난민 사태를 겪게 될 수 있다. 농경과 인류문명의 주요 발상지인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 속해 있던 시리아는 내전 전인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기상관측 사상 최악으로 기록된 가뭄이 닥쳐 농민들이 삶의 터전을 버리고 도시로 몰려들었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리처드 시거 교수는 “시리아에서는 가뭄이 정치 불안의 촉매로 작용했다”며 “인간이 기후체계를 교란한 게 내전 가능성을 2∼3배 이상 높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지적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솔로몬 시앙 수석 연구원은 2011년 네이처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1950∼2004년 엘니뇨의 남방진동이 발생할 때 수단이나 르완다 같은 적도 부근 빈곤국들의 인종 간 무력충돌이 21%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슈퍼태풍 하이옌의 영향으로 육지로 밀려온 배가 필리핀 레이테섬의 주도 타클로반 북부의 아니봉 지역에 방치돼 있다. 하이옌의 영향으로 1만여명이 사망하고 수십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자료사진
◆국제사회 공동노력 절실

그렇지 않아도 지구 온난화로 기상이변과 재난이 빈발하고 있는 지구촌에 역대급 슈퍼 엘니뇨의 등장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과학자들은 화석연료 연소 등으로 발생한 지구온난화가 슈퍼 엘니뇨로 더 심해진다고 보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국제사회가 슈퍼 엘니뇨나 기후변화 같은 문제를 서로 힘을 모아 함께 풀어야 할 시급한 안보 문제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유엔개발정상회의 연설에서 “모든 국가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며 특히 가난한 사람들은 해면 상승과 가뭄의 심화 등으로 가장 큰 부담을 지게 된다”며 “이제 우리는 기후변화 난민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지난 8월 말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북극외교장관회의에서 최근 유럽을 혼돈의 도가니로 몰아 넣고 있는 난민 사태가 “극단주의 세력 때문이 아닌 환경 문제 때문”이라며 국제사회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이 문제를 대하는 세계 각국의 시민의식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올해 7월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각국 시민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복수응답)에서 응답자 46%가 지구촌을 위협하는 가장 큰 불안요인으로 기후변화를 꼽았다. 세계경제 불안(42%)과 IS(41%), 이란 핵개발(31%) 등이 그 뒤를 따랐다.

이런 인식변화를 행동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올겨울 슈퍼 엘니뇨로 발생하는 각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긴급구호나 난민 수용 등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하며, 12월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서 강력한 기후변화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

 

 

 

 

 

장마ㆍ태풍도 비켜가…서울ㆍ경기 올해 누적강수량 평년의 43%
내년 봄까지 가뭄 지속예상…전문가들 “장기적 대책 필요” 지적

[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 전국 대부분 지방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가뭄은 서울ㆍ경기와 강원도, 충청도 등 중부지방에서 특히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의 누적 강수량은 754.3㎜로 평년(30년 평균치ㆍ1189㎜)의 63%에 그쳤다. 서울ㆍ경기의 누적 강수량(517.7㎜)은 평년의 43%에 불과해 가장 낮았다. 그 밖의 지역은 ▷충남(572.4㎜) 50% ▷강원(634.1㎜) 52% ▷충북(612.5㎜) 53% ▷전북(668.6㎜) 58% ▷경북(628.8㎜) 62% 등의 수준이었다.

남부지방의 경우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양호한 편이었다. 평년과 비교해 전남(1083.7㎜)은 84%, 경남(1071.9㎜)은 80%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연평균 강수량의 80% 수준이면 강수량이 적기는 하지만, 가뭄으로 볼정도는 아니라고 통상 판단한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북태평양고기압 발달 미진…장마ㆍ태풍도 비켜가=이번 가뭄의 1차적인 원인은 여름 장마에 비가 적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7∼9월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태풍도 올해는 우리나라를 비켜갔다. 여름 비가 적었던 것은 우리나라 강수에 영향을 주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활성화되지 않은 탓이 크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쪽으로 올라갔다가 남쪽으로 내려오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세력과 전선을 형성해야 비가 많이 오는데 올해는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민간 기상 업체 케이웨더 관계자도 “통상 우리나라는 여름에 한 해 강수량의 70%가량을 기록하는데, 올여름에는 평년의 절반 정도에 그쳤다”고 말했다. 특히 7∼9월 강수량만 놓고 보면, 서울은 평년의 38%, 대전은 29% 수준에 불과했다고 케이웨더는 설명했다.

근본적 원인으로는 엘니뇨 현상에 따른 영향이 거론된다. 일반적으로 엘니뇨가 나타나면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진다. 엘니뇨는 감시구역(북위 5도∼남위 5도, 서경 120∼170도)의 해수면 온도가 수개월 넘게 평년보다 0.5도 높아지는 현상이다. 기상 학계는 올해 2월부터 엘니뇨 현상이 심해지고 있으며, 당분간 점차 발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케이웨더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발달한 엘니뇨로 인해 북태평양고기압이 활성화되지 않았고 이것이 강수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북태평양고기압이 발달하지 못해 장마 전선이 활성화되지 않았고, 북태평양고기압이 남부 쪽에 처져 있을 때가 잦다 보니 기압골이 형성돼 우리나라 전반에 비가 내리는 패턴도 형성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엘니뇨가 발달하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이 덜 발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태풍은 북태평양고기압을 따라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약하다 보니 올해 태풍도 일본, 필리핀, 중국 등 다른 지역으로 많이 갔다”고 말했다.

▶2006년 이후 거의 해마다 가뭄...일각에서는 ‘128년 주기설’도=기상청에 따르면 국내에선 보통 2∼3년에 한 번씩 크고 작은 가뭄이 발생했다. 하지만 2006년 이후로는 거의 해마다 가뭄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가뭄에 대한 정의는 명확하지 않고, 보는 관점에 따라 다소 다르다. ‘기상학적 가뭄’은 비가 적게 오는 현상이다. 비가 평년 대비 얼마나 적었느냐가 판단 기준이다. 이 단계를 지나면 농사에 불편을 느끼는 ‘농업적 가뭄’으로 진행된다. 더 심화하면 ‘수문학적 가뭄’이 된다. 댐에 물이 부족해서 생활ㆍ농업 등 각종 용수가 부족해지는 현상이다. 그러나 비가 적었더라도 평소 저수 등을 통해 축적한 물이 많으면 가뭄을 느끼는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올해는 이미 댐의 저수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비까지 적게 내리면서 총체적으로 가뭄 현상이 심화했다. 가뭄의 원인은 크게 ▷강수량 부족ㆍ온도 상승으로 인한 물 부족 ▷6∼9월 강수량이 예년보다 부족할 경우 ▷장마ㆍ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적게 줄 경우 ▷전 세계적인 엘니뇨, 라니냐 등 이상기후에 따른 변화 등이 손꼽힌다. 이에 대해 기상 학계 일부에서는 한반도가 역사적으로 볼 때 약 128년 만에 극심한 대가뭄 주기를 맞이했다는 ‘주기설’을 주장하기도 한다.

▶내년 봄이 ‘고비’…“가뭄 장기화 대비해야”=문제는 당장 가뭄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적다는 점이다. 기상청은 최근 발표한 10∼12월 기상 전망에서 올 겨울에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절대적인 양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해갈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서울ㆍ경기를 예로 들면, 1200㎜ 이상 비가 와야 평년 수준이라고 볼 수 있는데, 현재로는 한참 못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다른 지역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단, 통상 봄이 되면 강수량이 많아진다는 점이 변수다. 봄이 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수증기의 양이 많아지기 때문에 비구름대의 변동성이 커진다. 이로 인해 비의 양도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봄에 비가 많이 내려도 현재의 가뭄을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케이웨더 관계자는 “내년 장마철이 오기 전까지는 가뭄이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겨울과 내년 봄에 비가 온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인 가뭄의 해결을 기대하기는 어려우니 정부 차원에서 관계부처가 장기적인 가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yelov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