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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종합

이 땅에 붓으로 신앙 전한 부통 신부 재조명

참 빛 사랑 2025. 3. 31. 15:05
 


이 땅에 붓으로 신앙을 전파한 프랑스 출신 ‘화가 선교사’ 앙드레 부통(Andre Bouton, 1914~1980) 신부가 남긴 업적이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경상북도의회 정책연구위원회(위원장 김대일 의원)는 19일 스탠포드호텔 안동에서 ‘근대 종교문화유산을 활용한 관광 활성화 방안’ 토론회를 열고, 부통 신부가 남긴 작품들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우리 문화유산으로서 더욱 보존해나가기로 했다.

부통 신부는 성 베네딕도회 선교사로, 1966~1976년 왜관 수도원에 머물며 경북을 중심으로 전국 성당·공소에 벽화 150여 점을 그렸다. 경북 북부를 관할하는 안동교구도 50여 점을 보존하고 있다.
 
안동교회사연구소 소장 신대원 신부가 경북도의회 정책연구위원회 토론에서 교구 내 부통 신부 작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안동교구 제공

안동교회사연구소 소장 신대원 신부는 교구 내 부통 신부 작품을 소개하며 “많은 수가 관리 미흡과 훼손으로 사라졌지만, 그래도 현존하는 대부분 작품이 교구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전교구 사례처럼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벽화를 되살리기 위해선 도 의회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야수파 영향을 받은 강렬한 색채에 한국식 토착화를 가미한 부통 신부 작품은 과거 독특한 화풍 때문에 흰색 페인트로 덧칠되는 등 수모를 겪기도 했다. 최근 예술적 가치가 주목되면서 대전교구 삽교성당과 옛 안동예식장(현 안동시 도시재생지원센터) 등에 그려진 작품이 복원돼 제 모습을 찾았다.
 
부통 신부가 안동교구 청송성당 제대 벽에 그린 '그리스도 왕' 벽화. 가톨릭평화신문DB

특히 지난 1월 8일 공개된 안동예식장 벽화는 한국 전통혼례 모습을 묘사한, 부통 신부의 최초이자 유일한 ‘민속화’ 작품이다. 한국에 도착한 1966년 그린 것으로 안동교구 청송성당 벽화(7월경 제작)에 이어 두 번째 작품으로 추정된다. 이는 당시 안동예식장을 운영한 고 류한상(베드로) 전 안동문화원장에게 준 선물인데, 그가 가톨릭상지대학교 부지 해결과 대학 인가에 공헌한 데 대한 보답이었다.

우병식 안동시 도시재생지원센터장은 “류 전 원장에게 보답하고 싶던 당시 파리외방전교회 신부들의 요청으로 부통 신부가 안동예식장에 벽화 작업을 한 것”이라며 “종교 시설이 아닌 민간 건물에 그린 만큼 희소 가치가 높고, 예술성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인영균 신부는 부통 신부의 영성과 한국 수도생활을 조명했다. 정상천(전 외교부 외교관) 박사는 ‘부통 신부 생애와 예술 선교 활동’을, 김경란(마리아) 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는 ‘부통 신부 성화 예술활동 전반’을 주제로 발표했다.

정책연구위원장 김대일 의원은 “근대 종교문화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보존 및 활용 방안을 마련해 관광자원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