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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종합

민족의 화해와 일치, 평화 향한 30년

참 빛 사랑 2025. 3. 23. 14:11
 
12일 열린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설립 30주년 감사미사에서 위원장 정순택 대주교와 염수정 추기경, 최창무 대주교 등 주교단이 강복하고 있다.

30년째 평화의 길을 걸어오고 있는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대주교)가 현재 악화 일로를 걷는 한반도와 국내 정세 속에서 다시금 화해와 일치를 위해 마음을 모았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는 12일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위원장 정순택 대주교 주례로 위원회 설립 30주년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설립 30주년 기념 감사 미사가 12일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정순택 대주교 주례로 거행되고 있다.

이날 미사에는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와 염수정 추기경·최창무 대주교 등 역대 위원장을 비롯해 서울 민화위를 거쳐 간 사제단·수도자들이 참석했다. 또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한 평신도들과 문화체육관광부·통일부 관계자 등 정부 측 인사도 함께했다.

서울 민화위는 광복 50주년을 맞아 분단된 한반도에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고 김수환 추기경(당시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이 1995년 3월 1일 설립했다. ‘증오를 사랑으로, 불화를 화해로, 분단을 일치로’란 설립 취지 아래 ‘기도’ ‘교육’ ‘나눔’의 3가지 사목 기조를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미사에서는 서울 민화위의 역사 자료를 정리한 30년사 봉정식이 진행됐다.

정 대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지난 30년 여정을 돌아보면 화해와 평화를 향한 민화위의 고민과 활동을 볼 수 있는 한편, 그간 위원회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방향으로 얼마나 충실하고자 노력해왔는지도 알게 된다”며 “하지만 지금의 한반도 상황은 사랑보다는 증오가, 화해보다는 불화가, 일치보다는 분열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고 했다. 이어 “민족화해를 위한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오늘 우리는 다시 이 길을 담대히 걸어갈 용기를 청하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의 화해, 모든 이들의 복음화를 위해 우리 사명을 다시금 기억하자”고 당부했다.

가스파리 대주교는 축사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과 갈등이 계속되는 지금,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의 새 장을 열어가려는 여러분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소중하다”며 “교황청도 깊은 관심으로 지켜보면서 한반도 통일을 위해 함께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설립 30주년 기념 감사 미사에서 초대 위원장 최창무 대주교가 정순택 대주교로부터 공로패를 받고 있다.

정 대주교는 서울 민화위 설립에 기틀을 놓은 초대 위원장 최창무 대주교와 대북 인도 지원에 성과를 이룬 제2대 본부장 정광웅 신부, 서울 민화위 직원으로 남북 화해를 위한 지원 사업에 공을 세운 김미경(프란치스카)씨에게 공로패를 수여했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설립 30주년 기념 감사 미사에서 김경자(엘리사벳)씨가 정순택 대주교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있다.


또 30년간 물적 후원과 함께 민화위 미사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는 김경자(엘리사벳)씨와 20년간 서울 민화위 후원회 미사 반주봉사를 한 이금숙(알로이시아)씨, 평양교구장으로 공산 정권에 피랍된 ‘하느님의 종’ 홍용호 주교의 후손으로 매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에 30년째 참여하고 있는 이재득(아드리아노)씨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이씨는 “4대 선대이신 홍용호 주교님을 생각하며 평화 통일을 위해 항상 기도하고 있다”며 “민족의 화해를 위해 힘닿는 순간까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12일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설립 30주년 기념 감사 미사 후 전·현직 위원장과 관계 주교·사제·수도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 민화위는 이날 미사를 시작으로 화보집 발간·증언 기록·학술세미나·cpbc 다큐멘터리 제작 등 30주년 기념사업을 통해 그간의 화해와 평화의 여정을 돌아보고, 기도·교육·나눔의 정신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