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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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생활

[사도직 현장에서] 걱정을 주님께 맡겼더니

참 빛 사랑 2023. 12. 6. 14:59
 

찬미 예수님! 동성고등학교 종교인성부 교사 우윤지 요안나 수녀입니다. 저는 올해부터 동성고에 부임해 학생들에게 종교와 생활과 인성 과목을 가르치고, 한편으로는 학교의 종교 행사들을 준비하면서 그 자리에 학생들을 초대해 함께 신앙을 엮어가는 소임을 하고 있습니다.

3월 새 학기가 시작하는 날, 등교하는 학생들을 보며 새로운 만남에 대한 기대에 설레기도 했지만, 걱정도 앞섰습니다. 그건 바로 다음 날 있을 개강 미사 때문이었습니다. 아직 학생들도 만나기 전에 복사며 성가대며 해설자, 독서자를 배정해야 하는데, 누가 어떻게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는지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대강당이라는 큰 공간에서 570여 명의 학생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한다는 사실이 꽤나 부담되게 느껴졌습니다. 앞서 인사를 나눈 전례부 담당 선생님과 성가대 담당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드디어 당일이 되어 맡은 수업을 하는 가운데 미사 준비를 병행하며 마음 한켠에 있는 걱정을 떨치려고 계속 화살기도를 바쳤습니다. “주님, 도와주세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가톨릭 동아리 학생들의 도움으로 미사에 필요한 제구와 제의를 대강당으로 옮기고, 학생들은 일찍 와서 전례 연습을 했습니다. 미사 전례 안에서 학생들이 해설, 독서, 보편 지향 기도, 복사를 비롯해 성가대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역할을 얼마나 잘해냈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전교생과 함께 개강 미사를 봉헌하며 감사하게도 주님께서 친히 모두 마련해주시는 ‘야훼이레’(창세 22,14)를 체험했습니다.

올해 벌써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 1학기 종강 미사, 2학기 개강 미사, 고3 수험생을 위한 격려 미사까지 여러 차례 미사를 봉헌했는데, 이제 저는 더 이상 걱정하지 않습니다. 어느새 전교생이 함께하는 미사는 주님의 소중한 보물인 우리 학생들과 함께 마음을 모아 기쁨을 길어 올리는 자리, 주님의 도우심을 체험하는 은총의 자리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