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세계 물의 날 기념 메시지 발표… 필리핀, 건기·엘리뇨 겹쳐
최악의 물부족 사태
▲ 최악의 물 부족 사태로 불편을 겪고 있는 필리핀 마닐라 주민들이 급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교황은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메시지를 발표하고 물 부족이라는 악을 뿌리 뽑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마닐라=바티칸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물 부족으로 고통받는 형제자매들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발표한 메시지에서 “사막지대가 새로운 지역으로 확장되고 있고, 마실 물이 부족해 점점 많은 사람이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이 악을 뿌리 뽑기 위해선 공동작업이 필수적”이라고 요청했다.
교황은 “물은 생태계 균형과 인간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라며 “오염되거나 유실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유엔에서 정한 올해 세계 물의 날 주제를 언급하면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Leaving no-one behind)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불평등을 끝내기 위해 스스로 헌신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황은 “가지고 있는 자원의 중요성을 알아보지 못하고 있는 만큼 수자원에 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이 우선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조를 개선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물 관리법에 관해 새로운 세대를 교육하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깨닫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우리는 모두 미래의 건축가”라며 “장기적 차원의 사업뿐만 아니라 재원 조달 계획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물의 날에 세운 계획들이 물 부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게 해달라고 주님께 청하자”고 덧붙였다.
세계 물의 날은 수질오염과 물 부족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2년 유엔에서 제정했다. 유엔이 발표한 ‘2019년 세계 물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40억 명이 1년 중 한 달 이상 물 부족에 시달리고, 21억 명은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필리핀도 최근 건기 날씨에 엘니뇨 현상이 겹치면서 최악의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닐라 일부 댐의 저수량은 2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14~15일부터 단수가 시작돼 약 680만 명이 고통을 받고 있다. 엘니뇨는 바닷물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으로, 이 때문에 기상이변이 발생한다. 필리핀 기상청은 우기가 오기 전인 6월 말까지 계속해서 물 부족 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마닐라대교구장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은 지난 12일 서한을 통해 “우리의 구호품은 자연에서 온다”며 “모든 피조물의 주인이며 우리의 아버지이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비를 내려주시도록 간청하자”고 호소했다. 또 평일과 주일 미사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이런 지향을 담은 기도문을 영어와 타갈로그어로 제작해 교구에 배포했다.
백슬기 기자 jdarc@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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