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세례 미루거나 자녀의 종교 선택 권리 주장하는 부모는
‘성령에 대한 믿음이 없는 것’
▲ 서울대교구 대방동본당 송영욱 신부가 5일 한 아기의 이마에 물을 부으며 세례 예식을
거행하고 있다
“이 어린이들을 위하여 하느님의 교회에서 무엇을 청합니까?”
“세례성사를 청합니다.”
“이 어린이들의 세례성사를 청하는 부모로서 어린이를 신앙의 정신으로 길러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고 그리스도께서 가르쳐주신 대로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도록 교육해야 할 부모의 의무도 잘 알고 있습니까?”
“예, 잘 알고 있습니다.”
5일, 서울대교구 대방동성당 소성전. 본당에서 새해 첫 유아세례식이 열렸다. 송영욱(대방동본당 보좌) 신부는 유아세례를 청한 부모들의 어린 자녀들에게 유아세례를 베풀었다. 4명의 어린아이가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났다.
자녀의 유아세례를 청한 부모들은 세례식 전 부모교육을 통해 신앙 안에서 부모의 책임, 세례의 의미 등에 대해 공부하며 유아세례를 준비했다. 이날 본당은 세례식 후 케이크와 떡, 과일을 올린 축하상을 차려 유아세례를 축하하는 공동체의 마음을 전했다.
10년 동안 유아세례 봉사자로 활동해온 윤희순(카리타스, 62)씨는 “10년 전만 해도 매달 6~7명, 많으면 10명이 넘는 아이들이 유아세례를 받았는데 지금은 한 달에 2~4명꼴로 유아세례를 받는다”면서 “확실히 유아 영세자가 줄었다는 것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송 신부는 “부모들이 아이들을 학교에는 불만 없이 보내는데 예수님을 배우는 학교인 성당에 보내는 것은 아이의 자유에 맡기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4월 성 베드로 광장 수요 알현에서 “어떤 이들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왜 세례를 베푸느냐고 이야기한다”면서 “우리가 한 아기에게 세례를 주면 성령이 그 아기 안에 임하시고, 성령께서는 아기가 훗날 꽃피우게 될 그리스도인의 덕성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덧붙여 “아이들이 자라서 신앙을 이해하고, 스스로 세례를 청하기를 바란다는 것은 성령에 대한 믿음이 없음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교회 사제들이 유아세례를 미루거나 자녀에게 종교를 선택할 권리를 주장하는 젊은 부부들에게 종종 빗대는 말이 있다. “어린 아기들의 예방접종을 할 때 자녀들의 의사를 물어보느냐”는 말이다.
한국 교회 유아세례율은 저출산과 비혼, 출산율 감소뿐 아니라 젊은 부모들의 자유로운 종교관의 영향으로 감소하고 있다. 한국 교회 통계를 보면, 0~4세 유아 영세자 수는 2014년 1만 8422명에서, 2015년 1만 7044명, 2016년 1만 6211명, 2017년 1만 4622명이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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