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계신 아버지 생각에 마음이 허전한 동기수녀는 어느 날엔 가슴 밑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와 울컥하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삶이 행복과 희망, 기쁨으로만 가득하다면 좋겠지만 그 반대편에 슬픔과 고통, 힘겨움과 두려움이 있기에 산다는 것이 그리 쉽지 만은 않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그 양편을 잘 받아들이게 도와주는 것이 신앙이 아닐까 합니다. 양쪽 모두를 받아들이고 인정할 때, 비로소 평화가 마음 안으로 들어옴을 체험했다는 이야기를 동기 수녀에게 들으면서 예수님의 십자가가 생각났습니다.
고통이라고만 생각되는 십자가가 희망이 되는 것을 신앙인들은 알고 믿습니다. 올해 사순은 2월10일부터 시작되지요. 새로 나온 책 「다 이루어졌다-자비의 해에 읽는 요한복음수난기 묵상」이 나왔습니다. 손에 들기에도 딱 좋고 묵상과 기도 그리고 작은 실천사항들이 어우러져 40일이라는 긴 여정에 빛과 위로가 되리라 믿습니다.
요한복음수난기를 따라 사순의 여정을 시작해 볼까요. 행복과 고통, 희망과 절망이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질 때 삶이 더 풍요로워지고 하느님은 한층 더 가까이 계시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