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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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생활

[사도직 현장에서] “하느님 감사합니다”

참 빛 사랑 2025. 1. 26. 13:13
 


미사의 종결어 “하느님, 감사합니다!”는 단순한 감사의 표현이 아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구원에 대한 감격이며, 그리스도인의 삶 속에서 순간마다 경험하는 하느님 은총에 대한 깊은 응답이다.

이주사목 현장은 이 종결어의 의미를 더욱 깊이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자리가 된다. 이곳은 삶의 무게에 짓눌린 이주민들이 자신의 고통을 나누고,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는 ‘성전’과도 같다. 마치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 여정을 따라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희망을 발견해가는 현장이다.

우리 이주민센터를 찾는 이들의 목소리에는 사고·법적 문제·건강 문제 등 다양한 삶의 무게에 짓눌린 절박함과 절규가 담겨 있다. 그들의 고통에 함께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이며, 우리를 위해 자신을 내어주신 예수님 사랑을 실천하는 일이라 믿는다.

절망 속에 고개를 숙인 채 센터의 문을 두드렸던 이들이 상황이 마무리되면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시 찾아와 결과와 상관없이 던지는 한마디가 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 한마디는 나에게 그리스도의 부활을 함께 경험하게 하는 기쁨의 선언이 된다.

이 감사의 고백은 고통과 절망의 순간을 지나 부활의 희망을 고백하는 믿음의 선언이기에, 죽음을 향해 걷는 우리를 구원으로 이끄시는 하느님 은총을 깨닫고, 세상에 부활의 기쁨을 전하겠다는 파견된 자의 선포인 “하느님, 감사합니다!”와 다르지 않다.

얼마 전, 한 형제가 잘못된 치료로 시력을 잃고 센터를 찾았다. 이후 좋은 의료진의 도움으로 시력을 되찾고 고향으로 돌아가며 나에게 서툰 한국어로 메시지를 보내왔다. “신부님, 정말 고맙습니다! 신부님이 아니었으면⋯.” 그의 사연에는 남다른 우여곡절이 있었다. 세 번째 수술을 앞두고 병원 진료 후 체류 문제로 체포되어 강제퇴거 대상이 되었다. 외국인 보호소에 수감됐으나, 본국의 열악한 의료 상황을 고려한 법무부의 배려로 수술을 마치고 귀국할 수 있게 되었다. 수술 후 세상이 보였을 때, 보호소를 나올 때, 그리고 고향으로 떠나는 길에서도 그는 반복해 외쳤다. “감사합니다!”

그의 고백을 들으며 나도 함께 마음속으로 고백한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윤종두 신부(마산교구 창원이주민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