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베드로 성금에서 출연 주거·생필품 지원에 쓰일 예정
▲ 최근 중남미인 행렬이 미국 국경을 향하는 모습. 【CNS 자료 사진】
프란치스코 교황이 내전과 자연재해 등으로 고통받는 아프리카 대륙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전 세계 신자들에게 당부했다. 교황은 또 국경 넘어 미국으로 향하다 멕시코에 고립된 중남미 이주민들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며 멕시코 교회에 50만 달러(한화 약 5억 8000만 원)를 기부했다. 부활시기, 각국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고통과 아픔에 교황이 직접 기도와 지원에 나선 것이다.
교황은 4월 2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 후 “지속적인 내전으로 심각한 환경에 처한 리비아 난민들을 위한 기도에 동참해 달라”며 “내전으로 위험에 빠진 리비아 난민 여성과 아이들, 아픈 환자들이 인도적 조치를 통해 하루빨리 피신할 수 있기를 기도하자”고 권고했다.
동서로 양분된 리비아는 4월부터 내전이 격화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리비아 내전으로 지금까지 270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1만 3000여 명이 난민 신세가 됐다. 2011년 카다피 축출 이후 리비아는 정치, 경제적 혼란 에 빠져 안전한 지역이 없는 상황이다.
교황은 또 최근 폭우로 큰 수해를 입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위해서도 기도를 요청했다. 남아공은 4월 22일 동부 해안 지역을 강타한 폭우에 이은 홍수와 산사태로 70여 명이 사망하고, 10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인구가 밀집한 지역에 피해가 컸다. 교황은 “남아공 피해 국민들을 위해 구체적인 지지와 기도를 당부한다”고 전했다.
교황이 멕시코 교회에 기부한 50만 달러는 교황청이 특별사업이나 자선활동에 사용하는 ‘베드로 성금’에서 출연했다. 교황의 기부금은 멕시코 교회 16개 교구가 행하는 27개 사업에 배분돼 멕시코 내에 고립된 중남미 이주민들을 위한 주거와 생필품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현재 멕시코에는 미국으로 이주하려던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등 중남미인 7만 5000여 명이 오갈 데 없이 발이 묶인 상태다. 지난 2월 멕시코와 인접한 미국 남서부 국경에서는 무허가로 국경을 넘다 붙잡힌 이주민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나 증가한 8만여 명을 기록했다.
국경 임시 보호소가 포화 상태에 이른 가운데, 미국 정부는 이주민 입국을 막는 이민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간 국경 장벽 세우기에 몰두하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교황이 중남미 이주민 인도주의 지원에 직접 나서면서 미국 정부의 이민정책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되고 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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