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앙인들의 차례 지내는 법- 「한국 천주교 가정 제례 예식」
민족 대명절인 ‘한가위’(8일)가 다가왔다. 올 추석은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이야기로 이야기꽃을 피우며 천주교를 알릴 좋은 기회이다. 아울러 친지들과 함께 차례를 지내며 그리스도인다운 신앙을 드러낼 수 있는 때이다. 주교회의가 편찬한 「한국 천주교 가정 제례 예식」을 바탕으로 신앙인들의 올바른 차례 지내는 법을 소개한다.
천주교에서 허용한 제례 의미
제사의 근본정신은 선조에 대한 효 실천과 생명의 존엄성과 뿌리 의식을 깊이 인식해 선조 유지에 따라 진실한 삶을 살고, 가족 공동체의 화목과 유대를 이루게 하는 데 있다.
주교회의는 제례에 대한 몇 가지 유의할 점을 명시했다. 천주교가 허용한 제례는 △유교식 조상 제사의 답습이 아니고 △조상에 대한 효성과 추모의 전통문화 계승 차원이며 △나이 들어 입교한 다종교 가정을 위한 사목적 배려임을 드러낸다. 그러면서 조상 기일이나 명절에 가정이나 묘지에서의 제례를 허용하고 있다.
가정 제례와 미사, 제례의 준비
신자 가정에서는 가정 제례보다 우선하는 것이 죽은 이를 위한 미사다. 하지만 기일 제사나 명절 차례를 지내야 하는 가정은 「한국 천주교 가정 제례 예식」을 기준으로 제례를 지낼 수 있다. 우선 고해성사를 통해 마음을 정화해야 한다. 복장도 단정히 갖춘다. 제례 상은 단순히 추모 예절만을 위한 상을 차릴 수 있다. 상 위에는 십자가와 조상(고인)의 사진과 이름을 올리고, 촛불과 향을 피운다. 「성경」과 「가톨릭 성가」「상장예식」등을 준비한다.
가정 제례 예식
<시작예식>
가장이 “지금부터 한가위를 맞아 차례를 거행하겠습니다”하면, 참석한 모든 이가 십자성호를 긋는다.
시작성가는 가톨릭 성가 50번ㆍ227번 등이 좋다. 이어 가장 주례로 시작기도가 이어진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요한 11,25-26)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생명과 부활의 주인이신 주님께 조상님들과 우리 자신을 봉헌하면서 정성을 다하여 이 예절에 참여합시다”하고 기도한다.
잠시 침묵을 한 뒤 “주님, 이 세상에서 불러 가신 주님의 종 ‘(고인 이름과 세례명)’을 받아들이시어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하시며 성인들과 함께 주님을 찬미하게 하소서. 또한 저희도 주님의 뜻 안에서 서로 화목하여 사랑할 수 있게 해 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하고 기도한다.
<말씀 예절ㆍ추모 예절ㆍ마침 예식>
이어 성경을 봉독한다. 마태 5,3-12(참행복), 요한 14,1-14(아버지께 가는 길)을 주로 읽지만, 다른 본문도 선택할 수 있다.
성경 봉독 뒤에 가장은 고인(조상)을 회고하면서 가훈과 가풍, 유훈 등을 가족들에게 설명한다.
가장이 향을 피우고 모든 사람이 다 함께 큰 절을 두 번 하는 추모예절 뒤에는 위령기도를 바친다. 「상장예식」또는 「위령기도」를 참고해 연도처럼 노래할 수도 있다.
마침예식에는 성가(50번ㆍ54번ㆍ227번 등)를 부르고 성호경으로 마친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차례(설명절) 제사 ☆ 차례 제사의 준비 - 1) 집 안팎을 깨끗이 하고 차례 지내는 방을 잘 꾸민다.
- 2) 모두 목욕 재계하고 단정한 옷을 입는다.
- 3) 고해성사로 죄와 모든 잘못을 용서받고 마음을 깨끗이 한다.
- 4) 차례 상을 정성껏 차리되 형식을 갖추려 하지 말고, 조상님께 대접하고 싶은 음식, 평소에 가족이 함께 나누고 싶었던 음식을 차린다.
- 5) 벽에는 십자고상을 걸고 그 밑에는 조상님의 영정을 모신다. 없으면 그 함자를 정성껏 써 붙인다.
- 6) 차례 상 앞에는 깨끗한 돗자리나 다른 좋은 깔개를 편다.
- 7) 가족이 함께 명절에는 본당의 공동체와 더불어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며, 기일에는 고인을 기억하고 기도하며 선조와 가문과 후손을 위해 미사를 봉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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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례 예식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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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 성가
- <성호경을 긋고 시작 성가(악보click ☞ 54번 등)를 부른다.>
- 따라부르기 click ☞: 54번 성가: 주님은 나의 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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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 봉독
- <다음의 성서 가운데 적당한 것을 골라 봉독한다.>
- 1) 루가 6,43-49 <열매를 보고 나무를 안다.>
- “좋은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지 않는다. 또 나쁜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다. 나무는 모두 그 열매를 보면 안다. 가시나무에서 무화과를 따지 못하고 가시덤불에서 포도를 거두어들이지 못한다. 선한 사람은 마음의 선한 곳간에서 선한 것을 내놓고, 악한 자는 악한 곳간에서 악한 것을 내놓는다.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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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의 말씀
- <가장이 선조의 훌륭했던 점이나 가르침, 가훈, 가풍 등을 전해준다. 오늘의 집안 형편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도 일러준다. 하느님의 말씀과 선조의 가르침에 따라 성실하게 살며 가문을 빛내기로 다짐하는 말씀 등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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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답 성가
- <화답하는 뜻으로 성가(29장 등)를 다함께 부른다.>
- 따라부르기 click ☞: 가톨릭성가29장 "주 예수 따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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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문
- <축문은 제사의 핵심 부분이다. 조상께 드리는 축문을 조상의 전구를 통하여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문으로 바꾸어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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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명절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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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 만물을 주재하시는 하느님 아버지,
- 묵은 한 해를 보내고 희망의 새해를 맞이하였나이다.
- 오늘 설 명절을 맞아
- 부족하나마 상을 차려 조상의 은덕과 유훈을 기억하며,
- 주님의 말씀을 되새기나이다.
- 하느님, 저희가 주님의 말씀을 따라
- 서로 사랑하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도록 이끌어 주소서.
- 저희 조상들의 공로와 저희의 정성을 보시어
- 새해에도 주님께 영광이 되고
- 조상들께는 기쁨의 위로가 되며
- 저희에게는 새 생활의 힘과 희망이 되도록 축복하소서.
- 저희 조상들을 이끌어 주신 하느님 아버지,
- 부족하고 미약한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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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례
- <남녀를 가리지 않고 나이 순서대로 조상님의 영전에 큰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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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앙 고백
- <다함께 사도신경으로 신앙을 고백한다.>
- 전능하신 천주 성부
천지의 창조주를 저는 믿나이다.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 (밑줄 부분에서 고개를 숙인다.)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고 본시오 빌라도 통치 아래서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저승에 가시어 사흗날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고 하늘에 올라 전능하신 천주 성부 오른편에 앉으시며 그리로부터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믿나이다. 성령을 믿으며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와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으며 죄의 용서와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 영원한 삶을 믿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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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들의 기도
- <이어서 가족들은 자녀를 위한 기도, 부모를 위한 기도를 바친다.>
- - 자녀를 위한 기도 -
- <부모들이 자녀들을 위해 기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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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
- 하느님께서는 저희에게 귀한 자녀를 주시어
- 창조를 이어가게 하셨으니
- 주님의 사랑으로 자녀를 길러
-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게 하소서.
- ● 주님, 사랑하는 저희 자녀를
- 은총으로 보호하시어
- 세상 부패에 물들지 않게 하시며
- 온갖 악의 유혹을 물리치고
- 예수님을 본받아
- 주님의 뜻을 이루는 일꾼이 되게 하소서.
-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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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를 위한 기도 -
- <자녀들이 부모를 위해 기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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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자하신 하느님,
- 하느님께서는 부모를 사랑하고 공경하며
- 그 은덕에 감사하라 하셨으니
- 저희가 효성을 다하여 부모를 섬기겠나이다.
- ● 저희 부모는 저희를 낳아 기르며
- 갖은 어려움을 기쁘게 이겨냈으니
- 이제는 그 보람을 느끼며
- 편히 지내게 하소서.
- ○ 주님, 저희 부모에게 강복하시고
- 은총으로 지켜 주시며
- 마침내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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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 기도
- <가족들이 한 사람씩 돌아가며 보편 지향 기도를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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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답 성가
- <다 함께 성가(44번 등)를 부르며 기도들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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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님의 기도
- <다 함께 손을 잡고 바치며 성호경으로 차례 예식을 마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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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복
- <제사 상을 물리면 사랑과 나눔의 일치의 식사와 잔치를 이루며, 가난한 이웃들과도 음식을 나눈다.>
천주교 대치4동 성당 추석 미사 시작전 제대 쪽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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