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해외에 대한 인도적 지원 예산을 대대적으로 삭감하고 있는 가운데, 네바다 주(州) 리노교구 대니얼 H. 뮤겐보그 주교가 “미국과 해외 이웃을 돕기 위한 교회의 연간 모금이 더욱 시급하게 됐다”고 밝혔다. 뮤겐보그 주교는 미국 가톨릭교회의 국가적 모금 활동 책임을 지고 있다.
미국 주교회의는 10일 성명을 통해 “가톨릭 구호 서비스(CRS)의 모금은 다양한 사회적·영적 요구를 충족하는 6개의 주요 교회 관련 단체를 지원한다”며 “3월 29일부터 30일까지 전국 교구에서 모금을 실시한다”고 말했다. 미국 교회의 해외 원조 기관인 CRS는 재난 복구를 비롯한 세계 저소득 국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뮤겐보그 주교는 “트럼프 행정부의 해외 원조 중단 명령으로 인해 CRS를 포함한 지원 기관들이 해외에 식량이나 의약품, 생필품 등을 지속해서 전하는 것이 어렵게 됐다”며 “주교회의가 연방 정부와 계약을 맺고 수십 년간 지원한 이민 및 난민 서비스가 정지되면서 수천 명의 난민에게도 영향이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뮤겐보그 주교는 이어 “연방 자금이 계속 지원됐을 때에도 난민 전체를 돕기에는 비용이 부족해 교회가 보충해야 했다”며 “그러나 정부의 외면으로 주교회의와 지역 구호 단체들은 직원들을 해고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연방의 지원 중단은 CRS의 지속 가능성을 손상시켰다”며 “이번 모금은 도움이 꼭 필요한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과 교회 정체성을 실현하는 행동”이라고 당부했다.
CRS 연례 보고서를 보면, 미국 주교회의는 2023년 CRS 모금의 6개 수혜 단체에 1270만 달러(한화 약 184억 원)의 보조금과 기부금을 분배했다. 이 돈은 수산업 인신매매 방지활동, 비자 문제로 미국에서 사도직을 수행할 수 없던 아시아 출신 수녀 법률 지원, 미국 내 아시아·태평양 섬 신자들을 위한 사목활동, 콜롬비아 내전 종식을 위한 지원 등에 사용됐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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