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오른쪽에서 두번째)이 한국 주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시노드적인 교회 운영에서 선교는 어떤 위치에 있습니까?”(대전교구장 김종수 주교)
“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성직자의 역할은 무엇인가. 성직자를 교향악단의 지휘자로 이해할 수 있나요?”(의정부교구장 손희송 주교)
16일 앗 리미나(Ad limina, 사도좌 정기 방문)의 첫 일정으로 교황청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를 방문한 한국 주교단은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주교들이 그간 신자들에게 시노드 정신을 전하면서 맞닥뜨렸던 고민과 함께 보편 교회가 전하는 시노드 의미를 다시금 일깨우고자 대화를 나눈 자리였던 만큼 여러 질문을 쏟아냈다. 10월 2일 개막하는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 제2회기를 앞두고 보편 교회의 시노드 업무를 총괄하는 교황청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과 사무국장 루이스 마린 데 산 마르틴 주교는 한국 주교들 질문에 진중하게 답했다.
손희송 주교는 “시노달리타스라는 개념을 한국어로 번역하기 어려웠고, 여전히 신자들은 이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시노달리타스가 친교의 개념과 동일한지, 친교의 교회를 이루는 궁극적인 방법인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은 “시노달리타스라는 개념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교회가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이해”라면서 “모든 상황의 모든 사람과 일치를 이루며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시노드의 방법론, 특히 경청의 방법을 통해 성령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식별 단계를 거쳐 함께 걸어간다면 ‘열린 교회’를 지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전교구장 김종수 주교가 시노달리타스와 선교의 관계에 대해 묻자 “시노달리타스의 목적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서, 즉 선교를 위해 있다”며 “모든 이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것이 시노달리타스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복음화에 있어 교회는 모든 이를 위해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말하기 전에 함께 기도하고 함께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오늘날 사람들에게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식별의 시간이 필요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시노드적인 교회는 선교를 향해 열려 있게 된다”고 전했다.
광주대교구장 옥현진 대주교가 10월 정기총회 제2회기를 마친 이후 교황청이 계획하고 있는 것이 있는지를 묻자 “경청을 통한 식별 과정을 통해 제2회기를 마친 후 10개의 특정 주제에 관해 심화된 논의 내용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사무처는 각 지역 교회의 시노달리타스 행사에 일일이 개입하지 않는다”며 “시노드의 연속성은 각 지역 교회에 위임되어 있고, 지역 교회의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시노달리타스를 체험한 한국 교회의 결실을 발표하며 “‘지역 교회의 목자들이 로마 주교와 교황청 내 그의 가장 긴밀한 협력자들과 이루는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 「종합보고서」 13항 7)이 사도좌 정기 방문임을 깨닫고 체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은 인사말에서 “지역 교회와 로마 교회의 순환적인 관계를 중요시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먼저 ‘경청하는 교회’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2회기를 마치고 나면 로마의 이야기가 지역 교회에 나누어질 것이고, 이 성령의 메아리가 지역 교회에도 널리 퍼지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바티칸=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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