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와 아내가 힘들어하는 것은 모두 제 탓입니다. 제가 더 열심히 살았으면 더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었을 텐데···.”
오성욱(가명, 51)씨에겐 소박한 꿈이 있다. 딸 승연(가명, 8)양의 어린이집 등하원를 챙겨주는 것이다. 초등학교에 가야 할 나이지만, 지적장애가 있어 대소변조차 가리지 못해 입학을 유예하고 계속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다. 이런 딸을 챙길 수 있는 건 아빠 오씨뿐이다. 어머니 조정숙(가명, 44)씨는 공황장애가 심해 외출조차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딸의 등하원에 함께하는 것이 ‘꿈’이 된 이유는 오씨의 병환 때문이다. 이미 얼마 전 신장암 4기 판정을 받아 통원 치료 중이었는데, 최근 발견한 폐렴이 악화해 입원까지 하게 된 것이다. 그나마 암이 폐로 전이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다. 사실 오씨는 오래전부터 당뇨를 앓아 갑상선과 신장이 좋지 않았다. 양쪽 다리마저 모두 새카맣게 변한 상태다. 2년 전에는 신장에 염증이 발견됐지만 일을 위해 차일피일 미루다 병을 키웠다.
오씨에게 가정을 일구는 것은 꿈 그 자체였다. 어린 시절 건축학도를 꿈꿨지만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포기했고 일찌감치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런 그에게 빛과 희망을 준 이가 아내였다. 오씨는 당시 다니던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조씨를 만나 가정을 꾸렸고, 2017년 딸을 얻었다. 오씨는 가족만큼은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일념으로 공장일과 운송일을 병행하며 쉼 없이 일했다.
부족하지만 단란했던 가정에 그늘이 드리운 건 딸이 3살 되던 2020년 무렵. 딸이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재활치료가 시급했지만 가난한 탓에 제대로 치료를 해줄 수 없었다. 지난해 결국 지적장애 판정까지 받았다. 사회 성숙도가 낮아 장애인학교 입학마저 어려울 정도다. 불행은 이어졌다. 아내 조씨의 지병이었던 공황장애와 우울증이 악화한 것이다. 이런 때에 오씨마저 큰 병을 앓게 되면서 수입이 완전히 끊겨버렸다.
현재 유일한 수입원은 정부가 지원하는 공공급여 170여만 원이 전부다. 하지만 이 돈만으로는 식비와 교통비·공과금을 내는 것도 빠듯하다. 여기에 세 가족 치료비와 40만 원씩 드는 월세까지 내려니 가계상황은 늘 적자다. 휴대폰 소액 대출까지 손을 대 1300만 원에 달하는 빚까지 졌지만, 20개월 치 월세가 밀리며 이젠 살던 집에서도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여기에 당장 오씨의 입원비와 받아야 할 수술비용도 없다.
오씨는 “그저 가족과 함께하고 싶은 아버지로서의 꿈이 왜 이렇게 어려운 건지 모르겠다”며 “우리 가족이 작은 행복이라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고개를 떨궜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후견인 : 신현목 레오 / 대구가톨릭사회복지회 산하 본동종합사회복지관 관장
“아이는 발달 지연으로 꾸준한 재활치료가 필요하지만, 아버지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치료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아버지가 수술을 통해 건강을 빨리 회복하고, 아이에게 안전하고 행복한 양육환경이 조성되길 희망합니다.”
성금계좌 (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오성욱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30일부터 4월 5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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