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쿠시마 핵사고 14주기(3/11)를 맞아 ‘탈핵’과 ‘민주주의’를 촉구하는 종교인과 시민들의 외침이 서울 광화문 일대에 울려 퍼졌다. 천주교창조보전연대를 비롯한 5대 종단 환경단체가 연대한 종교환경회의와 기후위기비상행동·탈핵시민행동 등은 15일 서울 경복궁역 인근에서 ‘후쿠시마 핵사고 14년, 탈핵-민주주의 행진’을 열었다.
집회 발언자로 나선 천주교창조보전연대 상임대표 양기석(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총무) 신부는 “탈핵은 악을 거부하고 시민들의 권리를 찾는 민주주의의 과정”이라며 “우리나라가 기후위기를 넘어 지속 가능한 사회로 전환하는 데 가장 필수적인 것이 탈핵”이라고 역설했다.

양 신부는 “핵발전은 기획 단계부터 부지 선정·건설 운영·폐기물 처리 과정까지 비민주적이고 폭력적이며 인근 지역 주민뿐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수많은 시민에게 감당할 수 없는 고난과 위험을 안긴다”며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핵 진흥 정책은 우리 사회의 탐욕을 부채질하고 파멸의 길로 유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 사회 시스템에서 우리 시민들은 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을 강요당하고 있다”며 “정부와 핵산업계를 향해 우리가 탈핵을 외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영경 탈핵시민행동 집행위원장도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기 위해 탄생한 무기에서 본질이 전혀 변하지 않은 핵발전은 폭력적이고 비민주적인 에너지원”이라며 “우리는 1979년 스리마일 섬·1986년 체르노빌·2011년 후쿠시마에서 그 야만의 무기를 마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민주적이지도 생태적이지도 안전하지도 않은 핵발전에서 벗어나고자 연대와 탈핵을 외치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에너지 민주주의를 지키는, 새봄과 새 세상을 만드는 시작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각지에서 탈핵을 위해 활동해온 하태성 동해삼척기후위기비상행동 상임대표와 문지현 탈핵에너지전환전북연대 공동집행위원장 등도 이날 ‘핵 없는 세상을 촉구’했다.

이날 핵발전을 대체할 재생에너지(태양광·풍력)를 상징하는 해바라기 머리띠를 한 참석자들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넘어, 독선적인 핵 정책을 폐기하고, 민주주의 회복과 함께 핵 없는 사회를 만들 것”이라고 선언했다.
본 집회에 앞서 가톨릭·개신교·불교·원불교·천도교 등 5대 종단은 각자 방식으로 탈핵을 염원하는 기도를 바쳤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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