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자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퇴임 한 달을 앞두고, 사형수들에게 특별 사면을 베푼 뒤 교황 접견을 계획하는 등 막바지 걸음에 분주한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월 23일 성명을 내고, 연방 사형수 40명 가운데 37명을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감형한다고 밝혔다. 이번 감형은 사형제도를 찬성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프란치스코 교황과 미국 교회의 요구에 따라 이뤄졌다. 역대 두 번째 가톨릭 신자 미국 대통령인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의원 시절부터 사형제를 반대해왔다.
전격적인 발표가 이뤄지기 며칠 전, 교황은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하고 그를 로마로 초청했다. 교황은 바이든 대통령이 9~12일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하는 동안 국제 평화 진전을 위한 노력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AP 통신 등 외신은 미국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달 해외를 순방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1993년 조지 허버트 부시 전 대통령의 프랑스 순방 이후 32년 만이다. 외신은 그 배경에 대해 ‘성스러운 해’로 불리는 교회의 ‘희년’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25년 혹은 50년마다 돌아오는 희년은 12월 24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문 개방으로 시작됐다. 2026년 1월 6일 주님 공현 대축일까지 이어지는 희년 기간 이 성문을 통과하면 잠벌이 면죄되는 전대사를 받을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임 기간 사형제와는 달리, 교회가 반대하는 ‘낙태’에 찬성하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면서 일부 주교로부터 “영성체 금지 조치를 해야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교황은 2021년 바이든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그가 영성체를 계속 할 수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2024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다시금 교황을 접견하며 재임 기간 총 두 차례 교황을 만나게 됐다.
박예슬·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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