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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종합

추기경의 열연

참 빛 사랑 2016. 9. 8. 13:21

연극 ‘요셉 임치백’ 카메오 출연, 극 중 추기경 역으로 열연

▲ 4일 서울대교구청 앞마당에서 열린 ‘요셉 임치백’ 공연에 카메오로 출연한 염수정 추기경이

포도대장의 배교 요구를 거절하고 있다.



4일 저녁 명동 서울대교구청 앞마당에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배교(?)를 강요당했지만, 굳건히 신앙을 지켜냈다.

실제 사건은 아니다. 염 추기경은 자비의 특별 희년 선포 및 병인순교 150주년 기념 성극 ‘요셉 임치백’의 첫날 공연에 카메오로 출연, 포도대장의 갖은 회유에도 “내 양들을 저버릴 수 없다”고 외치며 포졸들에게 끌려가는 연기를 펼쳐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포도대장역을 맡은 배우 유태균(토마스)씨가 극 중에 “네놈이 안성 출신의 파주 염씨 집안, 염수정 안드레아가 맞느냐?”고 묻자, 무릎을 꿇은 염 추기경은 “다 아는 얘길 왜 묻소?”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포도대장은 “6대째 천주학쟁이로, 조상 중에 순교자가 나왔으며, 조선을 대표하는 세 번째 추기경이라 하여, 널 따르는 자가 구름떼처럼 많아, 나라님도 무서워하는 대물이라 들었다”고 호령했고, 염 추기경은 “착각은 자유요, 내가 무슨 대물이요? 나는 천주님의 도구일 뿐이오”하고 맞받아쳤다.

포도대장은 태도를 바꿔 “특별히 은전을 베풀 것인즉슨, 천주를 모른다 배교하고, 이제라도 예쁜 처자 만나 자식 낳고 효도하며 알콩달콩 살아봄이 어떤가. 조선 최고의 미녀들로 소개해줄 것이야”하고 회유했다.

“진짜 미인들 맞소?”하며 잠시 머뭇거리는 척하던 염 추기경은 곧 결연한 표정으로 “싫소!”하고 외쳤다. 거듭된 심문이 이어지자 염 추기경은 “우리 주님께서 양을 사랑하라 이르셨는데, 어찌 내 양들을 저버릴 수 있겠소?” 하고 대답했다. 화가 난 포도대장은 “어디서 진짜 추기경 같은 소리를! 여봐라! 저놈이 헛소리하지 못하도록 끌고 나가 매우 쳐라!” 하고 명령했다.

염 추기경은 포졸들에게 끌려 들어가 무대에서 퇴장하는 것으로 연극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350여 관객들은 염 추기경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에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염 추기경은 “우리나라 103위 순교 성인과 124위 복자 등 목숨을 바쳐 신앙을 증언한 이들을 다룬 연극과 뮤지컬 등이 많이 만들어져 대중과 호흡해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문화위원회(위원장 허영엽 신부)가 주최하고 서울가톨릭연극협회(회장 최주봉)가 주관한 ‘요셉 임치백’은 9일 막을 내렸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