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 주교가 부활 시기 생명 주일을 앞두고 4월 21~24일 나흘간 교구 본당 생명분과 위원들과 일본 나가사키 성지를 순례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겼다.
일본 나가사키대교구는 400여 년에 걸친 순교 역사와 원자폭탄 투하로 인한 인명 피해의 아픔을 지니고 있다. 이에 서울 생명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대주교)는 ‘부활 엠마오의 의미로 죽음의 순간 안에서 생명의 의미 찾기’를 주제로 본당 생명분과 위원 39명과 함께하는 성지순례를 개최, 나가사키대교구를 찾았다.
구 주교는 첫날 타비라성당에서 미사를 주례하며 다시금 숭고한 순교와 원자폭탄 투하 희생자들을 기억했다. 구 주교는 강론에서 “일본의 순교 역사는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잔인하고 무서운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신앙을 지킨 순교자들의 신앙을 간직하고 있다”며 “순례 일정 동안 이 순교 정신을 기억하며 기쁘게 함께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본당 생명분과 위원들은 타비라성당 외에도 일본 교회 최대 규모인 히모사시성당과 야먀다성당, 시츠성당, 성 필립보 성당, 시마바라 성당, 운젠성당, 우에마츠성당 등을 순례했다. 운젠성당은 가톨릭 신자들을 개종시키기 위해 용암으로 끓어오르는 불구덩이에 밀어넣은 운젠 지옥 계곡 인근에 있다. 우에마츠성당도 131명의 신자가 탄압으로 일제히 순교한 곳이다.
순례 사흘차에 방문한 우라카미 주교좌 성당은 나가사키시 북부에 위치해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 당시 직격탄을 맞았다. 신자 8500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 피해가 컸지만, 살아남은 이들은 “묵주를 손에서 놓지 않고 기도와 묵상을 하다 보니 원망보다 희생자들의 영혼을 더욱 떠올리면서 생명의 의미를 되새기게 됐다”고 전했다. 이후 성당은 재건되어 평화의 상징으로 자리해 많은 신자가 방문하고 있다.

순례에 참여한 이인숙(클라라, 서울 대방동본당)씨는 “미국이 원자폭탄을 투하했을 때, 우라카미성당 신자들이 거의 몰살되는 피해를 입었음에도 원망 대신 이웃을 돌보면서 하느님 사랑을 실천했다는 설명이 인상 깊었다”며 “일본 교회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이번 순례를 통해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을 더욱 다 잡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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