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 위원장 구요비 주교가 염수정 추기경과 심포지엄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수환 추기경의 시복시성은 한국을 넘어 보편 교회와 인류 공동체에서 올바른 삶과 신앙의 본보기를 찾는 모든 사람을 위해 추진해야 할 과업입니다.”
전 김수환추기경연구소 소장 박일영(요한 사도) 가톨릭대학교 명예교수는 11일 열린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의 생애·덕행·명성Ⅰ’ 심포지엄에서 “세상을 떠난 특정 인물을 시복시성하는 과정은 그를 우러르고 떠받들기 위함이 아니라, 이승에 남은 우리가 본보기로 삼아 닮아보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그의 성덕이 주는 깊은 울림은 우리를 ‘김수환 앓이’에서 더 나아가 ‘김수환 닮기’, 또 다른 김수환(alter Stephanus Kim)이 되도록 초대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김 추기경이 지녔던 덕행의 특성으로 △거룩한 바보의 겸손함 △가난 속의 정신적 풍요 △쉽게 타협하지 않는 강직한 용기 △고통을 이기는 끈질긴 인내심 △기도하는 인간 △이성과 신앙의 조화를 위한 노력 △종교와 이념의 벽을 넘는 개방성과 균형감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공감하는 벗 등을 열거했다.
개신교 신학자로서 ‘김수환 추기경의 해외에서의 명성’에 관해 발표한 홍주영(듀크대학교 종교학과) 연구원은 김 추기경의 국제 교류활동에 주목하며 “김 추기경은 세계 교회를 위한 섬김(사목)과 함께 교회의 사회적 역할에 관한 활동에 언제나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를 비롯해 국제앰네스티 활동·기아 대책 및 인간 발전을 위한 가톨릭 위원회(CCFD)·미국 평화봉사단 참여 등이다.
홍 연구원은 “세계 교회를 위한 김 추기경의 활동은 인류와 국제사회 전체에 대한 섬김을 추구하고, 하느님 나라의 정의를 실현하려 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삶 전반에 걸쳐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그리스도의 사랑 실천을 고민해온 것을 발견했다”고 평했다. 홍 연구원은 또 “한국 신학자로서 김 추기경은 세계 교회에 충분한 대안을 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강론과 메시지를 남겼다”며 “교회 사학자로서 김 추기경의 신학적 담론을 세계 교회에 알려야 할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사연구소 소장 조한건 신부는 ‘김수환 추기경 관련 사료 연구’란 주제 발표에서 “방대한 김 추기경 관련 자료는 수집보다 어떻게 분류하고 연구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사료 성격을 △유물 △문헌 △구전(증언) △연구 △매체로 분류했다. 특히 문헌사료는 ‘하느님의 종’ 생애와 덕행을 보여주는 세례 대장·제적등본과 같은 문서 사료와 저술 사료, 증언 사료로 세분했다.
교구 시복시성위원장 구요비 주교는 개회사에서 “김 추기경은 사목 표어인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PRO VOBIS ET PRO MULTIS)’처럼 이웃과 사회·세계 복음화를 위해 한결같이 봉사하는 삶을 살았다”며 “김 추기경의 시복시성은 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제6·7항에 나오는 ‘옆집의 성인’을 현지화하기 위한 첫 발”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11일 인준한 ‘하느님의 종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시복시성 기도문’도 공개됐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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