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매솟에서 이뤄지고 있는 '양치우'의 지원 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리 미얀마 청년들이 바라는 것은 전쟁이 아니라 일상의 평화와 정의입니다!”
2021년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내전의 소용돌이에 휩쓸린 미얀마. 전쟁과 군부의 서슬 퍼런 검열 속에 미얀마의 인권 보호·민주화 운동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이런 혼란 속에도 인권과 민주주의가 꽃피는 미얀마의 미래를 꿈꾸는 이들이 있다. 미얀마 인권단체 ‘양치우’다. 국제 인권단체들과의 교류를 위해 최근 한국을 찾은 양치우 활동가 마웅 르윈(30, 가명)씨를 만나 미얀마의 밝은 미래를 위해 힘쓰는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제8회 지학순정의평화상 수상
르윈씨가 속한 ‘양치우’는 1997년부터 태국 매솟을 중심으로 미얀마 이주노동자의 노동·생활환경 개선을 목표로 활동해 온 단체다. 양치우와 한국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2004년 그간의 활발한 활동을 인정받아 제8회 지학순 정의평화상을 수상하면서다. 2019년부터는 한국희망재단의 현지 협력단체로 태국 국경으로 피신한 미얀마 난민들을 돕는 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14년째 인권 보호활동에 투신하고 있는 르윈씨는 양치우에서도 손꼽히는 ‘베테랑 청년 활동가’다. 그가 처음 양치우 활동을 시작한 것은 16살 때인 2010년. 태국 방콕에서 공부하던 중 미얀마 이주노동자의 처참한 생활상을 듣고 양치우를 찾아가 인권 활동을 자원했다고 한다. 그의 눈빛과 말투는 결연했다.
“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열악한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은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누구든 가질 수 있거든요. 수 시간 버스를 타고 방콕과 매솟을 오가며 활동했습니다. 현지 노동자들을 만나 그들이 겪는 임금체납과 무자비한 노동시간 등 열악한 환경에 관해 듣고, 이를 실태 조사하는 게 주 임무였죠.”
군부 쿠데타에 관해 이야기할 때 그의 표정은 격앙됐다. 간신히 자리를 잡아가던 민주주의가 쿠데타로 한순간에 무너진 것은 물론, 미얀마 청년들의 미래에도 어둠을 드리웠기 때문이다.
“군부 쿠데타로 미얀마 청년들에게 남은 경험은 전쟁뿐입니다. 공교육이 멈춘 지는 오래고, 젊은이들은 민주주의와 인권이 무엇인지 경험할 기회조차 빼앗겼습니다. 이는 국가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그는 전쟁과 재해로 인해 폐허로 변해버린 미얀마 농촌 상황도 전했다. 계속된 내전에 홍수가 겹치면서 많은 이가 고향을 떠났고 ‘국내 난민’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피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향을 떠났는지 추정조차 어렵습니다. 저희도 힘이 닿는 대로 식량과 생필품을 지원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새로운 새벽’을 기다리며
그러나 르윈씨는 암담한 상황에서도 “민주주의가 다시 자리 잡는 미얀마를 꿈꾸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미얀마 국경의 난민들을 대상으로 인권·노동교육을 하고 있다”면서 “언젠가 미얀마에 ‘새로운 새벽’이 열릴 것이라 믿고 이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미얀마의 국내 정치상황으로 얼굴과 이름을 알릴 순 없지만, 미얀마의 미래를 위해 아시아 전체와 한국인들도 관심을 가져주길 부탁했다.
“미얀마어 양치우는 ‘개벽’을 뜻합니다. 내전이 계속되고 있지만, 영원히 지속되진 않을 것이며, 결국 정의가 승리할 것입니다. 때가 됐을 때 기회를 잡으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문의: 02-365-4673, 후원 : 농협 301-0326-6073-61, 예금주 : (사)한국희망재단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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