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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사의 현장 시노드에 함께한 두 청년, 하느님 사랑 체험

참 빛 사랑 2024. 11. 8. 17:48
 
10월 2~27일 보편 교회의 중심 바티칸에서 진지하고도 열정적인 분위기 속에 펼쳐진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2회기.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한 350여 명의 시노드 대의원들 사이에서 교회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현장을 종횡무진 누비며 ‘시노드 기록자이자 전달자’로서 함께한 한국인 청년들이 있다. 바로 ‘시노드 커뮤니케이션팀’ 봉사자로 참여한 정태영(베드로, 서울대교구 중앙동본당, 34)씨와 김동우(스테파노, 서울 발산동본당, 29)씨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이들은 지인 추천으로 시노드 봉사자로 지원했고, 한 달가량 바티칸에 머물며 시노드 현장을 누볐다. 교회의 미래를 가늠하는 식별의 장에서 시노드 대화를 체험하고 돌아온 두 청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동우(맨 왼쪽)씨와 정태영(왼쪽 세 번째)씨가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2회기 현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유흥식(왼쪽 두 번째) 추기경, 정순택(맨 오른쪽) 대주교 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동우씨 제공


 
“시노드 현장은 매일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정태영씨)

“교회의 역사적인 자리에 함께하게 된 때부터 하느님 사랑을 크게 느꼈습니다.”(김동우씨)




생생한 시노드 목격

두 청년은 시노드 현장 이야기를 전하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막연히 ‘교회가 무언가를 바꾸기 위해 논의하는 자리일 것’이라 여기며 참여했던 자리에서 가톨릭교회의 생생한 시노드 모습을 목격한 것이다. 특히 두 청년은 “모두가 서로의 의견에 경청하는 모습을 보다 보면 성령이 함께 계신다는 것을 절로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정씨는 “3년여간 보편·지역 교회가 한마음으로 뭉쳐 시노드 대화를 이어왔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 아니겠느냐”며 “가톨릭교회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규모뿐만 아니라 대화의 깊이와 세밀함 또한 놀라운 수준이었다”면서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이 실현되는 현장을 보며 모든 일은 하느님께서 해내시는 일임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시노드 커뮤니케이션팀 소속으로 전 세계에서 찾아온 20여 명의 평신도 봉사자들과 시노드 대의원들의 목소리를 전 세계에 전하는 역할을 했다. 자연스럽게 다양한 지역 교회 사람들을 만났고 시노드 대의원들의 이야기를 바로바로 듣는 소중한 체험을 했다. 신자로서도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바티칸에서의 ‘성령의 인도를 따르는 대화’를 직접 기록하며 젊은이로서 시노드 대화에 참여했다.

김씨는 “시노드 대화가 무엇인지 대의원들에게 물으면 곧 ‘성령이 함께 이곳에 계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며 “막막한 주제를 마주하더라도 어느 순간 물꼬가 터지듯 갈등이 해소되고 결국에는 박수로 마무리되는 것을 경험하며 후련함을 느꼈다는 대의원들의 소감도 들었다”고 전했다.

정씨는 “시노드 현장의 가장 큰 특징은 삭막한 토론장이 아니라 생동감 넘치고 역동적인 경청의 장이라는 점”이라며 “모두 지치고 힘들어도 진심으로 소통하는 과정은 언어적 대화라기보다 따뜻한 온기를 주고받는 과정에 더 가까웠다”고 말했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과 함께한 정태영(왼쪽)씨와 김동우(오른쪽)씨. 김동우씨 제공


신앙 속에 하나, 한국 교회 위상 체감

두 청년은 정기총회 중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와 이야기 나눈 것을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꼽았다. 김씨는 “교황님과 함께 묵주 기도를 바치고 시노드 중 열린 교황님의 영명 축일을 축하하는 장면을 촬영하는 등 교황님을 가까이서 만나고 인사 나눌 수 있었다”며 “시노드에서 나온 유흥식 추기경님, 정순택 대주교님의 말씀을 전 세계에 전한 것이 보람찼다”고 전했다.

정씨는 “쉬는 시간에 교황님께 다가가 인사하고 강복을 청했는데, 소탈하고 친근히 대해주시는 교황님 모습에 깊은 감동을 느꼈다”며 “전 세계에서 찾아온 시노드 대의원들의 이야기를 촬영해 알리면서 모두가 신앙 속에 하나임을 다시금 체험했다”고 말했다.

두 청년에게 봉사활동은 한국 교회에 대한 보편·지역 교회의 깊은 관심을 느낄 수 있는 기회도 됐다.

김씨는 “한국에서 열리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에 대한 전 세계 교회의 관심은 우리의 상상 이상이었다”면서 “드라마 같은 문화 콘텐츠를 통해 한국이 잘 알려져 있는 것도 WYD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씨는 “한 외국인 주교님은 우리에게 ‘한국 교회가 가톨릭교회 전체의 희망’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유럽 교회와 비교해 여전히 많은 청년들이 활동하는 한국 교회의 역동성을 보시고, 이것이 다른 교회에도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격려하셨다”면서 “순간마다 보편 교회에서 한국 교회의 위상이 높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일상에서 시노드 정신을

두 청년은 “일상에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정씨는 “시노드 대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총회 자체보다 각자 삶의 자리에서 시노드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며 “저 역시 봉사자로 선발된 것을 제 삶에서 시노드 정신을 실천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교회가 그러한 역할을 해나가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시노드 이후 2025년 희년이 시작하는데, 이 기간에 모든 그리스도인은 주님을 향해 걸어가는 참된 희망의 순례자로서 하느님 사랑을 증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주님 목소리에 집중해 기도하고 봉사한다면 결국 하느님께서 모든 일을 이뤄주심을 새기고 부르심에 응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