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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어부의 반지·팔리움 받은 교황… 사랑과 일치의 목자 다짐

참 빛 사랑 2025. 5. 25. 14:51
 
 


레오 14세 교황이 1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 즉위 미사에서 마리오 제나리 추기경으로부터 팔리움을 받고 있다. OSV
 
레오 14세 교황이 1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 즉위 미사에서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으로부터 어부의 반지를 건네받고 있다. OSV


레오 14세 교황이 1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즉위 미사를 거행하며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로서 교황 직무를 공식 시작하게 됨을 전 세계에 알렸다. 광장에 운집한 20만여 명의 신자들은 레오 14세 교황이 주님께 부여받은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나갈 수 있기를 함께 기도했다. 교황은 즉위 미사 강론을 통해 전 세계가 진정한 사랑과 일치를 통해 평화 회복을 할 수 있길 거듭 호소했다.



‘사랑’ 25차례 언급

교황은 이날 즉위 미사 강론에서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맡기신 사명의 두 축”으로 ‘사랑과 일치’를 강조했다. 교황은 “사도 베드로에게는 더 많이 사랑하고 양 떼를 위해 자기 목숨을 내놓는 임무가 맡겨졌고 이 때문에 베드로의 직무는 자기 희생적 사랑의 특징을 지닌다”며 “로마 교회는 사랑으로 다스리며, 그 진정한 권위는 그리스도의 사랑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황은 25차례에 걸쳐 ‘사랑’을 언급하며 주님 사랑을 실천하는 교회가 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교황은 ‘평화가 다스리는 새로운 세상’을 위한 화해와 일치를 거듭 강조했다. 교황은 ‘화해된 세상을 위한 누룩이 되는 교회’가 되는 것을 첫 번째 큰 소망이라 언급하면서 “교회는 세상에서 일치와 친교와 형제애의 작은 누룩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족과 종교, 사회·문화적 차이를 넘어 모두를 존중하며 일치를 이뤄 하느님 사랑을 모든 이에게 전하는 부르심을 실천할 것을 요청한 것이다.

교황은 또 성 아우구스티노의 저서 「고백록」을 언급하며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을 추모하고, 레오 13세 교황의 회칙 「새로운 사태」를 인용하며 분쟁의 종식과 평화 회복을 기도했다. 이는 추모와 평화 회복을 바라는 동시에 레오 14세 교황 스스로 성 아우구스티노와 레오 13세 교황·전임 교황의 뜻을 따라 사도직을 수행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한 신자가 전용차량을 타고 광장을 돌며 인사하고 있는 레오 14세 교황을 향해 성조기를 펼쳐 들고 환호하고 있다. OSV


“Viva il Papa”(교황 만세)

이날 레오 14세 교황의 즉위 미사가 시작하기 전인 이른 오전부터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는 함성이 가득했다. 레오 14세 교황이 선출된 후 처음으로 교황 전용차량을 이용해 광장에서 대중과 만난 것이다. 전용차량에 올라탄 교황은 성 베드로 광장 구석구석은 물론, 평화와 화해를 향해 세상 끝까지 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듯 이례적으로 광장 밖 ‘화해의 길’(Via della Conciliazione) 끝까지 나아가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즉위 미사에 참여하기 위해 일대를 메운 신자들은 “Viva il Papa”(교황 만세)를 외치며 사도직을 새롭게 시작하는 교황을 축하했다. 교황의 고국인 미국에서 온 신자들은 연신 성조기를 흔들며 사상 첫 미국인 출신 교황 탄생을 기뻐했다.


 
레오 14세 교황이 18일 바티칸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부터 포탄 상자에 그려진 성화와 책을 선물받고 있다. OSV

전쟁 종식을 향한 행보

레오 14세 교황은 즉위 미사를 전후해 평화 회복, 특히 4년째 이어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멈추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교황은 18일 즉위 미사 직후에도 바티칸 집무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비공개 예방을 받고 평화 회복 방안을 논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교황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평화에 대한 희망의 상징이 돼주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앞서 교황은 선출 때부터 ‘평화’를 자신의 첫 사명으로 언급하기 시작해 11일 부활 삼종기도에서도 우크라이나 등 전쟁 중인 지역을 모두 언급하며 평화 회복을 기도했으며, 바로 이튿날에도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했다. 교황은 바티칸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휴전 회담을 열 것을 제안하는 등 즉위 초반부터 ‘평화를 건설하는 다리’(Pontifex) 역할을 하고 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