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배는 이 기사로 성매매 여성들을 교화시킬 생각이세요?”
“성매매 집결지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자발적으로 일하는 거 아닌가요?”
연말에 시작한 기획, 섭외와 취재, 인터뷰를 거쳐 사순 시기가 되어서야 지면에 앉혀졌다. 탈성매매를 주제로 기획하게 된 계기는 뉴스에서 파주시 연풍리 성매매 집결지의 건물이 철거되는 장면을 보고서였다. 화면에는 전신주에 올라가 저항하는 여성, 경찰에게 칼을 휘두르는 70대 업주의 모습이 보였다.
성매매 집결지에서 일하다 ‘탈업’에 성공해 자활한 여성을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다행히 여성인권상담소 ‘소냐의 집’을 통해 한 전직 성매매 피해 여성이 입을 열었다. 그녀는 한 명의 여성이라도 집결지에서 나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인터뷰에 응한다고 했다.
파주시의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위해 경찰과 행정기관, 지역 사회가 협력하고 있었다. 이들을 수시로 찾아가 상담해주는 활동가들, 여성인권센터 상담원으로 여성들이 구조를 원할 때 이들을 탈출시켜주는 수녀들, 업주 몰래 맨몸으로 나온 여성이 자립하도록 주거와 생계 지원을 살뜰히 살핀 공무원, 10년 넘게 성매매 집결지를 매주 찾아가 여성들의 손에 간식과 핫팩을 올려준 자원 봉사자, 암 수술이 시급한 성매매 피해 여성에게 무료로 수술해준 병원⋯.
용주골뿐 아니라 다른 성매매 집결지에서 활동하는 이들도 어렵게 섭외했지만 하나같이 만남 자체를 거부했다. 자신들의 활동이 드러나면 이 여성들이 만나기를 거부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이들은 모두 가톨릭 신자들이었다. 이들은 서로를 몰랐지만, 숨은 곳에서 가장 소외되고 작은 이들을 돕는 하나의 공동체임이 분명했다.
성매매 집결지 틈에서 사는 수도자들의 방을 잊지 못한다. 온기라곤 느껴지지 않는 허름하고 낡은 수도원에서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추위에 떠는 여성들 곁에 있었다. 이 기획기사가 내게 처음 질문을 건넨 두 사람에게 답이 되었길 바란다. 같은 질문을 품은 모든 사람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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