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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성매매 집결지를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

참 빛 사랑 2025. 3. 26. 17:34
 
성매매 집결지 폐쇄에 힘쓰고 있는 김경일(토마스) 파주시장은 “파주 한복판에 자리 잡아 지역의 발전을 억누르는, 특히 아이들에게 용주골과 같이 해로운 환경을 물려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잘 아시겠지만, 성매매 집결지는 불법의 현장입니다. 합법이 아니에요. 대한민국은 헌법이 있고, 법치주의 사회인데, 이걸 우롱하듯 (성매매 집결지가) 독버섯처럼 있단 말입니다. 여성 인권을 유린하는 현장을 후손들에게 남겨줘서야 되겠습니까?”

경기 파주시 연풍리 성매매 집결지 폐쇄에 총력을 기울이는 김경일(토마스) 파주시장은 “성매매 집결지를 시민 문화 공간으로 바꿔낸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그동안 많은 시련이 있었지만 연내에 성매매 집결지가 모두 폐쇄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23년 1월 취임 당시 ‘여성친화도시 파주’ 조성을 위해 공약에도 없던 성매매 집결지인 용주골 폐쇄를 추진, 파주시 1호 결재사업으로 ‘성매매 집결지 정비계획’을 천명했다. 김 시장은 여성정책 전문가, 여성 인권 활동가들로 자문그룹을 구성하고 여성 인권 침해를 해소하기 위한 첫 회의를 열었는데, 성매매 집결지인 용주골의 실상을 알게 됐다. 그는 파주에서 나고 자랐다.

“제가 고향이 파주예요. 스무 살 때 생각했어요. ‘내가 마흔이 되면 용주골은 없어져 있지 않을까.’ 예순이 다 됐는데 아직도 있더라고요. 너무 창피했습니다.”

김 시장은 “파주 한복판에 자리 잡아 지역 발전을 억누르는, 특히 아이들에게 용주골과 같이 해로운 환경을 물려줄 순 없다”며 70년 역사의 용주골을 뿌리 뽑겠다고 단언했다. 용주골의 74개 업소가 30곳 미만으로 줄어들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불법 성매매 근절을 위해 불법건축물 행정대집행을 실시했고, 그 과정에서 여성 업주가 경찰관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또 맨몸으로 전신주에 오른 집결지 여성에다 여성들을 앞세워 생존권을 요구한 업주들도 있다.

“성매매 집결지, 누구도 손 못 댔거든요. 70년 이상 국내 최대 규모의 성매매 집결지로 자리하다 보니 그 안에는 엄청난 이해관계가 얽힌 카르텔이 형성돼 있는 겁니다. 그 유착 관계를 하나씩 끊어내야 합니다. 오래되다 보니 불법인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어버린 겁니다. 집결지 업주들은 3년을 유예해주면 새로운 삶을 준비해나가겠다고 합니다. 이 말을 시장이 바뀔 때마다 합니다. 그런데 3년이 지나면 지방정부 수장들이 선거를 준비해요. 이렇게 3년이 열 번 지나죠? 30년입니다. 100년 역사의 성매매 집결지가 이렇게 되는 거겠죠? 이제는 안 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여성들은 자립의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성매매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피해자”라며 “이들을 사회에 정상적으로 복귀시켜야 할 책임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들은 어린 시절 이곳에 끌려와 피해를 본 여성들입니다. 오랜 세월 갇혀있다 보니 기술도 없고, 자립할 힘이 없죠. 다른 지자체들의 지원책을 분석해보니 여성들이 실질적으로 자립하기에는 부족하더라고요. 타 지방 정부보다 두 배 이상 지원해주고 있지만 이게 충분한지 항상 고민합니다. 자활을 위한 공동체를 만들까도 생각하고 있고요.”

김 시장은 “여성의 인권을 파괴하고 짓밟는 업주들이 집결지 여성들의 인권을 이야기할 때 가슴이 참 아프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훔치는 기술이 뛰어난 소매치기와 강도들이 노동의 가치를 인정해달라고 하는 게 납득이 되느냐”고도 물었다.

김 시장은 “예수님은 항상 정의를 말씀하셨다”면서 “저도 파주시장으로서 예수님이 살아온 궤적을 좇아서 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톨릭 신자라는 게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는 “거꾸로 묻고 싶다”고 했다.

“(용주골이 있는) 이 마을에 와서 살고 싶으세요? 여기서 아이 키우고 싶으세요? 거기에 초·중·고등학교가 다 있습니다. 이런 환경을 어른들이 우리 아이들한테 남겨줘야 하는 겁니까?”



박예슬·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