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구 청년들이 7일 한국 교회 순례에 나선 세계청년대회(WYD) 상징물 ‘WYD 십자가’와 ‘WYD 성모 성화’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위해 한국 교회 순례에 나선 WYD 상징물이 인천교구 청년들을 만났다.
‘WYD 십자가’와 ‘로마 백성의 구원 성모 성화’ 이콘은 4~11일 인천교구청 성모당(성모순례지)에 안치됐다. ‘제39차 세계 젊은이의 날’인 11월 29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 처음 안치된 데 이어 두 번째다. 앞서 11월 24일 한국 교회 청년 대표단은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포르투갈 청년들로부터 두 상징물을 전달받아 귀국했다.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는 7일 교구 청년들의 행렬에 의해 교구청 보니파시오 대강당으로 옮겨졌다. 교구 12개 지구 청년 500여 명이 참여한 ‘WYD 상징물 순례기도 in 인천’을 위해서다.
행렬 예식에 앞서 보니파시오 대강당을 찾은 청년들은 △프란치스코 교황 △전 세계 모든 청년 △우리나라 △인천교구 모든 청년 △2027 서울 WYD를 위해 묵주기도를 바쳤다. 이들은 ‘하느님을 믿는 모든 청년이 신앙의 끈을 놓지 않도록 해달라’ ‘청년들이 모두 WYD를 통해 하느님과 깊이 만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등 각자 기도 지향도 커다란 천에 적었다. 특히 우리나라와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가 많았다.
두 상징물이 제대 양 옆에 선 가운데 교구 청소년사목국 국장 최인비 신부 주례로 성시간이 거행됐다. 청소년사목국 부국장(청년 담당) 박수종 신부는 강론에서 “신앙 안에 우리는 홀로 살아가지 않는다”며 “성체와 WYD 십자가를 앞에 모시고 기도하는 이 순간 인연을 맺고 있는, 내 곁을 지켜주는 이들을 돌아보자”고 요청했다. 이어 “성모 성화를 바라보며 기도가 필요한 이들을 위해 기도하자”며 “신앙은 혼자 간직하는 것이 아니며, 우리를 통해 누군가 채워질 때 느끼는 기쁨 안에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바티칸에서 열린 WYD 상징물 전달식과 2023년 리스본 WYD에 참여한 교구 청년들이 나눔하는 자리로 강수민(리드비나, 가좌동본당)씨와 조영진(니콜라오, 효성동본당)씨가 진솔한 이야기를 고백했다. 성시간 후에는 고해성사와 함께 밤샘기도가 이어졌다. 일부 청년들은 바닥에 놓인 WYD 십자가에 손을 얹은 채 고개 숙여 기도했다.
유현민(마르티노, 해안본당)씨는 “오늘 많은 청년이 참석한 것을 보고 교회에 희망이 있다고 느꼈다”며 “이 기회를 통해 교구 모든 신자가 평화를 누리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한별(라파엘라, 신천본당)씨는 “WYD 참가자들이 밤샘기도 때 많은 것을 느꼈다길래 그 기분을 알고자 기도의 밤에 왔다”며 “함께 나눔하고 기도하는 청년을 보니 저도 이제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청년들과 함께한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는 “젊은이들이 하느님 안에서 행복하게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저 역시 행복하게 기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려운 시국인 만큼 우리 신앙인은 힘의 논리가 아닌, 십자가의 어리석음으로 사랑을 보여준 예수님을 따라야 한다”며 “다른 사람 이야기를 경청하고, 사랑으로 보듬어주는 마음으로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는 8일 파견 미사 후 성모당으로 다시 옮겨진 뒤 11일 다음 순례지인 대구대교구로 떠났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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