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방선교회 설립 50주년 기념 심포지엄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 가톨릭교회가 해외선교 50주년을 맞아 ‘가톨릭선교학회’(가칭)를 설립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 교회 첫 해외 선교 전문 공동체’ 한국외방선교회(총장 정두영 신부)가 해외 선교의 날인 19일 개최한 심포지엄 ‘밖으로 나가라’에서다. 1975년 2월 26일 주교회의 인준으로 출범한 한국외방선교회는 내년 설립 50주년을 앞두고 이날 주교회의 해외선교·교포사목위원회와 함께 가톨릭대학교 진리관에서 심포지엄을 마련했다.
김동원 신부가 심포지엄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동원(수원교구,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장) 신부는 이날 발표에서 “범교회적으로 선교 방향과 방안에 대해 연구하고 정보를 공유해야만 빠르게 변화하는 다원화된 세상에서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구와 선교회·수도회가 각개전투 방식으로 해온 해외선교활동을 상호 협조하기 위해 ‘가톨릭선교학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회는 해외선교를 지속해서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연구하고, 전망과 실천 방향을 종합적·체계적으로 제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신부는 △선교지 현지 상황과 맥락에 맞는 선교 방식과 복음화 방향 제시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현지 봉사자 양성 △다양한 선교 콘텐츠 연구 개발 등을 가톨릭선교학회 기능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지난 50년간 한국 교회가 국내외에서 축적한 선교 경험과 자료는 현대의 ‘사도행전’처럼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며 “선교와 복음화는 기록을 통해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신부는 또 ‘해외 선교는 국내 선교를 강화한다’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말을 인용하며 “인적·물적 자원을 해외 교회와 교류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것은 국내 선교에 대한 관심을 쇄신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김남희 교수가 심포지엄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남희(율리아, 가톨릭대학교 학부대학) 교수도 “해외 선교사들이 자신의 소명을 다 하는 신앙인의 모습을 보일 때 국내에 있는 신자들, 특히 해외 선교를 후원하는 신자들도 복음 선교에 대한 희망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가톨릭교회의 ‘선교’는 비신자를 대상으로 하는 선교뿐만 아니라 냉담자와 기존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쇄신하기 위한 선교도 포함된 개념”이라며 “그리스도인이 삶 속에서 자신의 신앙을 온전히 지키며 살아갈 때 냉담자와 비신자를 대상으로 타지나 타국에서도 선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외방선교회는 50년간 축적된 경험을 공유하며 한국 교회 구성원들의 선교 활동을 도와왔다. 2012년부터는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갖춘 선교사 양성 프로그램 ‘선교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총 227명(사제 52명·수도자 115명·평신도 50명·부제 1명·신학생 9명)의 교육생을 배출했다.
김학현(한국외방선교회 선교국장) 신부는 “아카데미 목표는 교회 보편 사명인 ‘선교’에 관한 교육과 의식 고취”라며 “해외로 파견되는 교회 구성원에게 선교사로서 정체성과 소양을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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