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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여년 역사의 베들레헴 테라산타학교, 평화 교육의 힘 믿기에

참 빛 사랑 2024. 10. 21. 20:08
 
학생들과 함께 있는 테라산타학교장 조르지오 하다드 신부. 데일리컴퍼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한 이후 이 땅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교육한다는 우리 사명은 더 큰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학생들이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합니다.”(테라산타학교장 조르지오 하다드 신부)

팔레스타인 베들레헴의 테라산타학교(Terra Sancta School)는 1598년 프란치스코회가 설립한, 중동에서 가장 오래된 학교다. 현재 1200명이 넘는 학생이 이곳을 다니지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서안지구 인근 예루살렘 성지 보호구에 있어 그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테라산타학교 교장 조르지오 하다드 신부는 데일리컴퍼스와의 인터뷰에서 “교육이 성지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열쇠라 믿는다”며 “학교는 학생들이 언젠가 이곳에서 살 권리를 주장하고, 이 땅을 더 안전하고 정의로운 곳으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에는 3~18세의 그리스도인과 무슬림 학생들이 다닌다. 아랍어·영어·이탈리아어를 가르치고,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발맞춰 끊임없이 교육과정을 수정·보완해 폭력적인 세상에 맞서는 학생들을 배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다드 신부는 “우리 학교는 ‘인간 존재의 가치’에 중점을 두고 교육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은 학교에서 서로의 차이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존중하는 것이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배운다”고 전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지금도 전쟁의 위협을 받고 있다. 하다드 신부는 “학생들은 ‘왜 성지에 기도하러 갈 수 없는지’ 끊임없이 묻는다”며 “학생들은 다른 나라 그리스도인과 달리 우리가 성지를 순례할 수 없다는 것에 정의가 없다는 것을 알고, 그것에 목말라 있다”고 말했다. 또 “학생들은 ‘전쟁하는 이들은 왜 이렇게 많은 증오를 가지고 있는지’ 묻는다”며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신은 항상 인류 가까이에 있지만, 인류는 신과 가깝지 않다’고 답한다”고도 했다.

하다드 신부는 전 세계인에게도 “하느님께서는 전 세계인을 위해 아드님을 이 땅에 내려보내셨기에 성지는 모든 그리스도인, 모든 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며 “성지 보호구에 정의와 평화가 뿌리내리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곳에서 살 권리가 인정될 수 있기를 함께 기도해달라”고 호소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