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목자 수녀회 수도자들이 파키스탄 라호르 위기 개입 센터에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CN 제공
“다른 소녀들이 우리와 똑같은 문제를 겪지 않기를 바랍니다. 제 형제자매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올해 13살인 파키스탄 소녀 메랍(가명)양은 일찍 부모를 여의었다. 그리스도인인 메랍양에게는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었다. 인구 96%가 이슬람교도인 파키스탄에서 여성, 더군다나 그리스도인은 최하층에 속한다. 여기에 메랍양은 보호자 역할을 해야 할 친척들에게도 학대를 당하며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다. 숙모는 아무런 이유 없이 그녀를 매질했고, 삼촌은 성폭력까지 저질렀다. 지옥 같은 일상이었다.
무슬림인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원치 않게 임신하게 된 리아(가명, 28)씨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남자친구는 리아씨의 임신이 자신과 관련 없다고 부정했고, 친아버지는 ‘아버지 없는 아이를 가졌다’며 출산을 돕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축복받지 못한 임신 이후 리아씨는 ‘가족의 명예’를 이유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는 공포감에 떨어야만 했다.
사회는 물론 가족에게도 외면당한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은 파키스탄 착한 목자 수녀회 수도자들이었다. 수녀회는 1993년 현지에서 사도직 활동을 개시, 파키스탄 북동부 라호르 지역에 ‘위기개입센터(Crisis Intervention Centre)’를 설립해 메랍양과 리아씨 같은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보호하고 있다.
센터에서 여성들을 돕고 있는 루비 수녀는 “이들을 24시간 보호하는 것은 물론 하느님이 주신 재능을 발휘하도록 미래에 도움이 될 기술 습득을 도와주며 자신감을 얻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을 돕기 위해 교황청 재단 가톨릭 사목 원조기구 고통받는 교회돕기 ACN도 나섰다. 강제 결혼·개종, 살해 위협까지 받는 현지 그리스도인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위기개입센터를 비롯한 현지 파트너 기관들을 지원하고, 여성의 존엄 보호를 위한 프로젝트를 펼치기로 한 것이다.
이같은 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해선 관심과 후원이 더 절실하다. 아울러 피해자를 위한 보안 시설 확충과 법률 상담을 진행하는 한편, 현지 사제·수도자를 위한 피정 지원·성전 건립·어린이 성경 지원 등 사목 지원도 병행하기로 했다.
이같은 교회 관심 속에 현지 여성들은 위기개입센터에서 조금씩 상처를 치유해 나가고 있다.
메랍양은 “훗날 자신이 받은 도움의 빛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되돌려줄 수 있도록 의사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을 포함한 모든 이의 노력이 더해져 자국 소녀들이 차별과 학대 속에 꿈을 포기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후견인 : 박기석 신부 / ACN 한국지부장
“파키스탄에서 여성 그리스도인들이 느끼는 위협은 심각합니다. 종교 박해가 만연한 많은 나라에서 여성 폭력은 차별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더욱 평화로워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살아가고 있는 파키스탄 소녀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성금계좌 (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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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여성들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6일부터 12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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