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 유기농업 생산자 초청 연수 참가자들이 6월 15일 우리씨앗농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희망재단 제공
한국과 아시아의 농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국의 유기·생명 농업 활성화를 위한 노력과 경험을 공유하고, 각국이 마주한 ‘농업 위기’의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희망재단(이사장 서북원 신부)은 6월 13일부터 열흘간 한살림(대표 권옥자)과 공동으로 ‘아시아 국가 유기농업 생산자 초청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번 연수에는 네팔·라오스·미얀마·베트남·인도·캄보디아·태국 등 아시아 7개국 활동가와 농민 23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먼저 충북 괴산군을 찾아 한살림과 협력해 유기·생명농업을 실천하고 있는 국내 농장·유통센터 등을 살피며 생명농업과 생산협동 모델(도농 상생)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이어진 워크숍을 통해 △생명과 환경을 살리는 농업 △귀농의 어려움 극복 △공동체를 통한 문제 해결 과정과 관련된 경험과 이야기를 나눴다.
참가자들은 여러 생명농업 사례 가운데 ‘토박이씨앗살림운동’ 등 국내 토종 종자 보존 활동에 큰 관심을 보였다. 농약·화학비료의 도움 없이 건강한 먹거리를 키워내기 위해서는 각자 기후에 맞는 종자 확보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부 참가자들은 ‘토박이 씨앗 교류회’ 등 토종 종자 보존을 위한 아시아 국가 간 협력 프로그램 강화를 제안하기도 했다.
각자가 마주한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나누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 가운데 각국의 다양한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발생하는 ‘농업 외면’ 현상을 고민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캄보디아 농민 얌 파냐씨는 “우리나라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도시로 나간 후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고 외국의 이주노동자·이주농민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며 “농촌에는 어린이와 노인만이 남았고 농업 역시 전망이 좋지 않다”고 우려했다.
아시아 국가 유기농업 생산자 초청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한 인도 농민들이 6월 16일 느티나무공동체의 유기농 블루베리농장에서 수확 체험을 하고 있다. 한국희망재단 제공
인도 HRDF(Human resource development foundation) 활동가 폴라즈 크리슈난씨는 “인도 카스트 제도상 주로 농업에 종사하는 계층인 ‘달리트’는 대부분 소작농으로 사회적으로 배제된 최하층 계층이라 많은 차별을 받고 있다”며 “이 때문에 대부분의 젊은 세대는 농업보다는 다른 분야에서 일하길 원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유기·생태농업 활성화를 강조하는 의견도 나왔다. 태국 TVS(Thai Volunteer Service Foundation) 활동가 수파와디 파트랏씨는 “좋은 생태계 없이는 좋은 식량을 만들 수 없고 이를 먹는 이들의 건강 또한 나빠지게 마련”이라며 “유기·생명 농업은 단순한 좋은 일이 아니라 ‘삶을 위한 운동’으로, 농부들의 이러한 노력이 모여야 다음 세대에 건강한 지구를 물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희망재단 이상준(알렉산데르) 상임이사는 “현지 주민의 역량 개발과 공동체 발전, 삶의 질 향상 등을 목표로 각 나라의 주민들과 활동가들이 유기농업 기술을 더욱 향상할 수 있도록 교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면서 “이번 자리는 한국의 유기농업을 보고 배워만 가는 것만 아니라, 아시아 주민들이 함께 모여 공동행동을 계획하는 기회의 장으로 만들고자 했다”고 전했다.
한국희망재단은 건강한 먹거리 생산 및 현지 청년농부의 자립 지원 등을 목표로 2006년부터 아시아·아프리카 농민과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유기·생명농업 전파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오고 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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