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사랑의 신앙", " 믿음과 진리를 추구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여론 사람들

[신앙단상] 무한 리필의 충만함(정재우 신부, 명동밥집 봉사자·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

참 빛 사랑 2022. 7. 16. 22:53
 
 
 
 

“예수님께서는 빵을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주셨다.”(요한 6,11)

명동밥집에 식사하러 오시는 분들은 누구나 원하는 만큼 드실 수 있습니다. 누구는 왜 더 받느냐고 불평할 일이 없습니다. 밥을 더 원하시면 밥을, 국을 원하시면 국을, 김치를 원하시면 김치를 더 드립니다. 필요하신 만큼 드시고 가시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물병을 가져오시면 물도 채워드립니다. 이를 통해 그분들이 몸으로만이 아니라 마음으로도 충만함을 맛보시기를 바랍니다.

이것은 봉사자인 저도 충만하게 합니다. 누가 더 많이 받아 가나 확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요청하시는 대로 드리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식사하시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무슨 대단한 업적이 아닌, 그저 한 끼 식사하는 것이 이렇게 소중하고, 그 한 끼를 잘 드리기 위해 우리가 일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제는 낯익은 분들이 많아졌고, 날이 갈수록 그분들도 저희의 인사에 답해 주시고, 먼저 인사해 주시기도 합니다. 그렇게 오가는 짧은 호의로도 마음은 충만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맛있게 드십시오.”, “무엇을 더 드릴까요?”, “안녕히 가십시오.” 이런 인사를 하며, 머리로 알고 말로 하던 ‘환대’를 직접 몸으로 배웁니다.

충만함은 그것만이 아닙니다. 번호표 관리, 음식 조리, 배식, 홀 서빙, 리필, 퇴식구, 테이블 세척, 식판 운반, 설거지 등 각자 맡은 일을 행하는 봉사자분들과 함께 있어 마음은 또 충만해집니다. 일하는 동안에는 묵묵히 자기 일을 할 뿐이지만,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있다는 든든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삶의 연륜이 가득한 분부터 앳된 모습의 중학생까지, 일생 신앙생활을 해오신 분부터 천주교를 잘 모르는 비신자까지, 한 분, 한 분이 어떻게 봉사하러 오시게 되었을까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그 삶의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것을 느낍니다.

‘환대’, ‘이웃 사랑’, ‘봉사’…. 이름은 정해져 있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내용은 무궁무진합니다. 명동밥집의 일도, 매번 달라지는 메뉴와 날씨처럼 늘 새롭습니다. 새로운 분들을 만나고, 새로운 이야깃거리가 있고, 서로 주고받는 마음도 늘 새롭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새로운 것을 배웁니다. 그러면서 저도 성장하고, 저 자신이 더 충만해집니다.

봉사자들은 만들어진 장에서 마음껏 놀고 충만한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가지만, 제가 봉사하지 않는 날에도, 명동밥집이 열리지 않는 날에도,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며 명동밥집을 위해 일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런 무한 리필의 장을 만들어주신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 명동밥집 담당 신부님과 실무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함께 봉사하는 봉사자 여러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