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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목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화마로 아내와 두 아이 잃은 김진성씨

참 빛 사랑 2024. 12. 25. 17:56
 
화마로 변을 당하기 전 화목했던 김진성씨 가정.

뇌사판정 남매 한날한시 떠나 보내

김진성씨는 지난 8월 6일 화마로 인해 한순간에 가족을 모두 잃었다. 아내는 현장에서 사망했고, 17살 딸과 10살 아들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뇌사 판정을 받은 후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다 8월 24일 한날한시에 하느님 품에 안겼다.

김씨는 사업 실패로 빚이 1억 원 이상 쌓여 신용회복기관에 요청해 이자를 상환 중이었다. 막막한 상황이었지만 가족을 위해 탁송 일과 대리운전 등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했다.

사고가 났던 그 날도 탁송 후 대리운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감기몸살 기운이 느껴져 평소보다 조금 이른 오후 11시쯤 퇴근한 김씨는 버스 안에서 경찰차가 자신의 집 쪽으로 향하는 것을 발견했다. 대형 소방차들도 보였다. 김씨는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 집인 걸 전혀 몰랐다”고 했다.

도착했을 땐 이미 집이 전소된 후 진화 중이었다. 소방차 26대와 소방 인력 94명이 투입된 큰 화재였다. 김씨는 너무 놀라 빨리 구조해달라고 소리만 칠수밖에 없었다. 소방대원들에게 “이 시간이면 아내는 식탁 앞에 앉아 있을 것이고, 아이들은 둘 다 안방에 있을 것”이라고 위치도 알려줬다. 결국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둔 아내는 화상을 너무 심하게 입어 못 알아볼 지경이었다. 아이들은 심폐소생술 후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일산화탄소 농도가 70%에 달해 손을 쓸 수 없었다. 보통 30%만 흡입해도 매우 위험하다.

“그날 감기몸살로 쉬었다면 가족을 살리고 내가 변을 당할 수 있었는데⋯. 죄를 지었으면 내가 지었지, 왜 아무 잘못 없는 가족이 이렇게 됐는지 원통한 마음뿐입니다.”

김씨는 “형편이 어려웠지만 아이들은 신기할 정도로 우애가 좋았다”고 전했다. 매주 한 번씩 외식하고, 무인 아이스크림점에 함께 가는 것만으로도 모두가 행복해할 만큼 웃음이 끊이지 않는 가정이었다. 김씨는 눈물을 머금고 우애가 좋았던 남매의 장기가 더 망가지기 전에 아이들을 한날한시에 보내주기로 결정했다.

“치료도 불가능하고 희망이 전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아이들이 더 힘들어하기 전에 함께 보내주자고 마음먹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내와 아이를 함께 모신 곳에 매일같이 가고 있는 김씨는 “평소 바쁘다 보니 다정하게 얘기도 제대로 못 나눴는데, 지금에 와서야 이러고 있으니 한스럽다”고 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저도 제가 무섭습니다. 다른 생각이 들지 않게 그냥 바쁘게 살 생각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갈 용기가 안 날 것 같습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

 


후견인 : 김은영(루치아, 서울대교구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교구 이사회장)

“하루아침에 가족을 잃은 김진성씨가 희망을 갖고 다시 일어서도록 기도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현재 마천동본당과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10지구 이사회가 십시일반 모금해 돕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합니다. 주님 사랑이 전해질 수 있도록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성금계좌 (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김진성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22일부터 28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