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원조 주일 /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이사장 정신철 주교 인터뷰

“교회의 해외 원조 활동은 ‘그리스도의 사랑의 기적’입니다.”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이사장 정신철(인천교구장) 주교는 “우리 가톨릭교회의 해외 원조는 ‘어떤 의미와 목표’를 가진 사업이라기보다는 ‘그리스도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모습”이라며 “교회의 해외 원조는 신앙인들의 ‘사명’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정 주교는 “한국 교회는 전쟁 이후부터 1980년대까지 외국 교회의 도움을 발판으로 성장했다”고 상기한 뒤 “현재 한국 교회는 전 세계 많은 곳에 도움을 줄 수 있을 만큼 성장했지만, 후원회원들의 정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유’보다는 ‘그리스도 사랑의 기적’에 대한 확신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93년 첫 해외 원조 주일 시행 이후 지난해까지 29년간 전 세계 99개국에 636억 원을 지원한 데 대해 정 주교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잘라 말하고 “기후변화와 자연재해로 많은 이들이 생명을 잃을 위협에 마주하고 있고, 또 지구촌 곳곳에서 분쟁으로 많은 난민이 발생했으며, 코로나19로 생명을 위협당하는 상황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한국 교회도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을 통해 이분들의 호소에 응답하려고 했지만, 지난 2년간 국경봉쇄와 격리로 제대로 도움을 드리지 못해 안타까웠다”면서 “올해는 코로나 감염 상황이 개선돼 이분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긴급구호에 못지 않게 중요시하는 개발협력에 대해서도 정 주교는 “개발협력사업을 시작할 때 지원을 요청한 사업의 효율성, 사업을 수행할 파트너 기구의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며 “신규사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반드시 현장을 방문하고, 지원을 받은 카리타스 회원국들은 저희 규정에 따라 사업을 진행하며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두 해 동안 코로나19로 현장방문이 어려워 신규사업보다는 신뢰가 확보된 기존 파트너들과 사업을 지속하며 새로운 개발협력 사업을 시작했다”면서 “현장방문을 할 수 없는 지역의 긴급한 개발협력 사업은 그 나라 주교회의 의장 주교님께서 추천하면 예외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북지원과 관련해선 “현재 북측의 국경봉쇄로 대북지원은 중단된 상태”라며 “대북지원은 북측의 요청이 있어야 재개할 수 있고, 추후 상황이 나아지면 북측과 의논해 필요한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주교는 또 기후위기에 따른 교회의 역할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생태계의 위기는 ‘지구의 울부짖음’일 뿐만 아니라 ‘가난한 이들의 울부짖음’이라고 말씀하신다”며 “가난한 이들의 절박한 외침에 즉시 응답하는 것이 바로 교황님께서 말씀하신 생태적 회개의 구체적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코로나19 위기 속 해외원조에 대해서도 정 주교는 “통상 1년에 5회, 사업을 심의하고 지원을 결정했지만, 코로나 상황에서는 수시로 사업을 심의해 즉각적으로 응답할 수 있었다”면서 “거리나 분쟁 등의 제약으로 현장방문이 어려웠던 지역의 카리타스 담당자들과 비대면 회의를 통해 사업 현장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었던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정 주교는 원조 기구로서 후원 기반을 어떻게 다질지에 대해 “외교부 소관 재단법인으로 등록된 이후 많은 신자가 참여해 주신 덕분에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의 해외원조의 양과 질도 향상되는 결과로 나타났다”며 “2018년 12월부터 가톨릭평화방송TV를 통해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의 홍보영상이 방영되면서 가톨릭 공식 해외원조 기관으로서의 인식과 신뢰도도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정 주교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사도 20,35)는 말씀을 명심하고, 나눌 때, 봉사할 때 삶의 의미와 기쁨을 느낀다는 신앙의 진리를 신자 여러분들도 직접 체험해 보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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