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가을 정기총회, ‘사회복지 주일’ 2차 헌금을 해외 원조에 쓰기로 결정

‘1992년’은 분기점이었다.
1950년부터 3년간 계속된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반도에서 한국 천주교회는 ‘받는 교회’가 돼야 했다. 미국 가톨릭 구제회(CRS)나 독일 미제레올(Misereor) 등 미국과 유럽 교회에서 보내온 원조물자를 신자들에게 전하는 역할을 맡았고,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를 이뤘다.
그러던 중 1980년 중반, 한국 천주교 200주년을 계기로 간헐적으로 해외원조가 시작되자 주교회의는 1992년 가을 정기총회를 통해 매년 1월 마지막 주일인 ‘사회복지 주일’ 2차 헌금을 해외 원조 기금으로 사용하도록 결정함으로써 ‘나누는 교회’로 변신했다. 이어 2003년 주교회의는 ‘사회복지 주일’을 ‘해외 원조 주일’로 명칭을 바꾸어 보다 적극적인 해외 원조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했다.
그 뒤로 1993년부터 2021년까지 29년간 한국 천주교회가 전 세계와 나눈 사랑은 99개국에서 총 1128개 사업에 636억 5714만 454원, 미화로 5820만 9866달러에 이른다. 이 사랑은 주로 해외 원조 주일 2차 헌금과 후원회원들의 정성이 바탕이 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한국 카리타스는 세계 최대의 가톨릭 국제구호기구인 국제 카리타스의 회원기구로서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는 162개 카리타스 회원기구들과 협력해 왔다.
재단법인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이 한국 천주교회의 공식 원조 기구로 설립된 건 2010년 12월로, 보다 전문적으로 해외 원조 사업을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은 신자들의 정성으로 형성된 해외 원조 기금으로 국가와 인종, 종교, 이념을 따지지 않고 아프리카와 아시아, 중동, 남미 등지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한 사업에 지원하고 있다. 주요 해외 원조사업은 기후 위기 대응과 기아 퇴치, 난민 지원 등으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기후 위기 대응은 자연재해와 코로나 19 피해자들에 대한 긴급구호를 통해, 기아 퇴치는 저개발국에서의 농업개발과 식량 안정화 사업 등 개발협력을 통해, 난민 지원은 전쟁이나 분쟁으로 삶의 터전을 빼앗긴 난민들에 대한 식량과 주거, 의료, 교육, 생계회복 사업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사무국장 추성훈 신부는 “한국 전쟁 이후 우리가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할 때, 우리나라를 도와준 분들이 우리의 어려움을 외면했다면, 지금 우리가 누리는 풍요로움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주위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공동체가 겪는 어려움에도 관심을 기울여주시고, 그 책임을 나누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오세택 기자
'기획 연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예, 여기 있습니다” 전국 교구에 울려 퍼진 새 사제 탄생 소식 (0) | 2022.02.09 |
|---|---|
|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 해외 원조는 신앙인의 사명 (0) | 2022.02.04 |
| 가수·변호사 이소은씨, 신혼여행으로 아프리카 의료 봉사 (0) | 2022.02.03 |
| 페레올 주교 데려오기 위해 목선 라파엘호 타고 중국으로 향하다 (0) | 2022.02.03 |
| 교우들 집 전전하며 밤에는 성직 수행하고 낮에는 교리서 집필 (0) | 2022.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