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찌질이를 위한 책
‘불완전한 나에게’는 그다지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책장을 넘기고 첫 장을 펼쳐 읽으면서 거듭해서 읽고 또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음미했고 주님 앞에서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세상의 모든 찌질이들이 꼭 봐야 할 책’으로 소개하고 싶습니다.
‘나는 다 잘하고 있다.
나는 죄가 없다.
나는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다.
나는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원하지도 않는다.’
이렇게 자신이 완벽하다고 여기시는 분은 읽지 않아도 될 책입니다.
우리 내면에는 얼마나 많은 상처와 불순물의 찌꺼기가 있습니까?
한계, 약함, 죄, 무능력, 부적합, 심리적·육체적 연약함 ….
우리의 관계 안에도 많은 상처들이 있습니다.
이런 상처를 아물게 하는 유일한 길은 사랑으로 감싸는 것입니다.
성경을 라틴어로 처음 번역한 교부 예로니모 성인이 죽음에 앞서
“오 하느님, 저는 당신께 성경을 번역해 바쳤지만 당신께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저는 당신께 사제의 삶을 봉헌했지만 당신께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제게 다른 무엇을 원하십니까?” 라고 묻는 성인에게 하느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내가 너를 용서할 수 있도록 너의 죄를 다오.”
실바노 성인이 자신을 한계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예수님께 청했을 때
“지옥에 떨어지더라도 정신을 붙들고 하느님의 사랑을 결코 포기하지 마라.”
라는 답을 들었다고 합니다.
지옥에 있을 때조차 믿음을 가지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모든 것을 잃었을 때, 바닥을 치는 우리의 그 나락으로
용서하시고 위로하시고 함께 하시는 하느님이 찾아오신다는 뜻입니다.
아무리 큰 절망 가운데 있다고 하더라도 희망을 잃지 말라는 말씀이지요.
그분이 나의 허물 가운데 들어오시어 치유하시고 용서하실 수 있도록 ...
여기저기, 이곳저곳 구멍이 숭숭 뚫린 흠 많은 나를 내어드립시다.
구원과 성성은, 우리가 상처받고 한계가 있으며 약한 존재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를 찾아주시고
우리 안에 머물기 위해 오시는
하느님의 ‘어리석은’ 사랑의 대상이라는 진리를 깨닫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