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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

중국과 관계 개선 위해 손내미는 교황청

참 빛 사랑 2024. 6. 4. 12:40
 
1926년 10월 28일 최초의 중국인 주교 6명이 탄생했다. CNA


교황청이 중국 정부와의 관계 개선에 다시금 힘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교황청 국무장관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5월 21일 교황청립 로마 우르바노 대학교에서 열린 ‘콘칠리움 시넨세(Concilium Sinense) 100주년 기념회의’에서 “중국에 대표부 설치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상하이 공의회’라고도 불리는 콘칠리움 시넨세는 1924년 5~6월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 가톨릭교회 최초이자 유일한 공의회다. 교황청은 중국 교회 토착화에 마음을 모은 상하이 공의회의 의의를 기념하며 이번 100주년을 중국 정부와의 관계 개선의 무대로 적극 활용했다.

이 자리에는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인 주교가 교황청 공개 행사에 기조연설자로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상하이교구 조셉 선빈 주교는 “중국 교회는 중국의 얼굴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하며 중국 정부의 종교 정책을 옹호했다. 2013년 중국 내 모든 종교의 ‘중국화’를 주문했던 시진핑 주석의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의 올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종교의 자유는 더욱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는 가톨릭 신부가 승인된 장소에서만 미사를 봉헌하고 사목할 수 있다. 또 18세 미만 미성년자는 성당에 입장할 수 없다. 국가종교사무국 승인 없이는 온라인으로도 종교활동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파롤린 추기경은 기념회의에서 “상하이 공의회는 다른 많은 선교 국가의 모범이 되고 있다”며 중국을 향한 교황청의 열린 의지를 드러냈다. 교황청이 중국 정부와의 관계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는 풀이가 나오는 이유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바로 다음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파롤린 추기경의 발언을 환영하며 “중국 정부는 교황청과 함께 교황청-중국 관계의 지속적인 개선을 촉진하기 위해 기꺼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1951년 교황청이 대만을 정부로 인정한 것을 이유로 공식 외교관계를 단절했다. 이후 중국은 종교를 통제하기 위해 바티칸-중국 협정을 위반, 2023년에는 교황의 동의 없이 하이먼교구에서 사목하던 선빈 주교를 상하이교구로 옮겼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3개월 뒤 선빈 주교를 상하이 주교로 임명했다. 선빈 주교는 중국 공산당이 설립하고 운영한 가톨릭 애국단(CPCA) 부회장을 지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5월 21일 교황청립 로마 우르바노 대학교에서 열린 ‘상하이 공의회 100주년 기념 국제회의’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그 의미를 전하고 있다. 바티칸뉴스

교황은 회의 중 영상 메시지를 통해 중국 가톨릭 신자들에게 “자비와 자선을 통해 신앙을 증언하고 사회적 공존의 조화에 이바지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상하이 공의회는 오늘날까지 중국의 하느님 백성이 나아갈 길을 보여주는 나침반이 되고 있다”며 “이를 기억하는 것은 오늘날 교회 전체에도 새로운 길을 제시할 수 있으며, 복음을 담대하게 선포하고 증거하기 위해 나아갈 용기를 준다”고 말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