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까페 에스프레소 즐겨 마신 요한 바오로 2세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의 추억은 나로 시작해 딸까지 이어진다. 1985년 6월 30일, 성체 성혈 대축일에 비엔나 필하모닉의 카라얀(H. von Karajan)이 로마 바티칸 성 베드로대성전에서 모짜르트의 ‘대관식 미사곡’(Messa dell’Incoronazione)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주례하는 미사에서 연주한다는 기사를 읽으며, “오, 하느님! 카라얀의 연주를 볼 수 있게 해주시면 얼마나 행복할까요?”라며 간절하게 기도했다. 그 간절함이 통했는지 교황청 전례 담당 부서에서 한국인을 봉헌자로 하고 싶다는 섭외가 대학에 왔고 후배와 나는, 그 역사적 미사에 곱게 한복을 입고 참여하는 영광을 안았다. 미사 중 내 머리에 강복해 주시던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 77세 카라얀의 지휘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았다는 것만으로도, 그날의 설렘이 생생하다.(당시 공연을 듣고 싶으신 분은 유튜브 https://youtu.be/Tunw4ep55dc로 감상하시면 됩니다.)
또한, 둘째 딸 아이도 요한 바오로 2세와 인연이 있다. 2002년 주님 성탄 대축일 밤 미사에서 아기 예수님께 꽃을 봉헌한 화동으로 함께했고, 2003년 세계 가정의 날에는 바티칸 클레멘테 궁(Sala Clemente)에 초대 받아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지에 ‘교황과 아이’라는 기사로 대서특필되기도 했다. 이처럼 나와 아이들에게 많은 추억을 남겨준 요한 바오로 2세! 이 특별한 은총에 늘 감사한다. 그래서 오늘의 레시피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아침과 오후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마셨던 까페 에스프레소로 정했다.


레시피 / 까페 에스프레소(Caff Espresso)
▲준비물 : 모카 포트(Caffetiere, 3인용 또는 각자에게 맞는 크기), 까페 마치나토(곱게 분쇄된 커피), 물
→모카 포트는 세 조각(밑둥, 필터, 상단)으로 되어 있다. 밑둥에 일단 물을 가득 넣는다. 그 위에 중간 필터를 얹으면, 필터 안에 물이 찬다. 밑둥과 필터를 한 손으로 든 다음, 재빨리 필터에 고인 물을 버린다. 밑둥에 찬 물이 까페를 만드는 데 가장 적합한 물의 양이 된다.
→필터에 까페 마치나토를 티스푼으로 채운다. 보통 정통 이탈리아 에스프레소를 즐기려면 산처럼 쌓야 한다.
→중약불에 올려 끓인다. 밑에서 물이 끓으면서 중간 필터의 까페 마치나토를 통과해 위에 뜨겁고 향기로운 까페가 올라온다. 두껍고 작은 에스프레소 잔에 반 정도만 붓고 아마로(Amaro, 쓰게)로 마시거나 돌체 구스토(Dolce gusto, 단 맛)를 원하면, 설탕 또는 꿀을 넣어 마시면 된다.
▲모니카의 팁: 모카 포트는 너무 작은 용량보다 6인용이 합리적이다. 절대, 포트의 안쪽은 세제를 넣고 닦으면 안된다. 흐르는 물에 헹구는 정도로 해야 까페의 맛을 끝까지 유지시킬 수 있다. 물때가 껴도, 아랑곳하지 않아도 된다. 우스갯말로, 이탈리아에선 아내가 포트를 세제로 닦으면 이혼감이란 말이 있을 정도다. 그 정도로 까페에 죽고, 까페에 사는 사람들이다.
내 경우에는 까페의 로스팅(토스타투라, Tostatura)은 스쿠라(Scura, 진함), 맛의 강도는 10분의 8 정도로 에스프레소를 즐긴다. 베네치아에서 나폴리까지의 이탈리아 카페 에스프레소(Caff Espresso)는 문화, 의식, 사회, 문학 등 다방면에서 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바, 현재 ‘유네스코 문화 유산’으로 등재를 신청해 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