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습관이 형성되는 과정은 대부분 뇌의 연구 결과를 통해 우리에게 잘 알려졌다. 반복적으로 생각하거나 행동함으로써 신경이 강화되어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작은 생각이나 행동도 반복하면 습관이 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좋은 습관을 들이고 싶으면, 그 행동을 반복하면 되고, 나쁜 습관을 고치고 싶으면 그 행동을 지속해서 피하면 된다.” 이 말은 사실 하나마나 한 말이다. 우리는 좋은 행동을 지속해서 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좋은 습관을 만들 수 있느냐고 묻는 것이다. 반대로 나쁜 행동을 지속해서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나쁜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느냐고 묻는 것이다. 즉, 말과 행동을 지속해서 반복하거나 지속해서 통제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것이다.
과거에는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 목표와 원칙을 확실히 세우고 지속해서 실천할 수 있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라고 충고했다. 이런 말 때문에 무엇인가를 끈기 있게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은 마음에 동기가 없고, 게으르며, 무기력하고, 의지박약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작심삼일로 끝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스스로를 삶의 실패자나 패배자처럼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 습관에 대한 연구 결과를 심리학적으로 재해석한 연구가 나쁜 습관에서 벗어나기 위한 새로운 통찰로 제시되고 있다. 나쁜 습관이 쉽게 고쳐지지 않았던 이유를 밝혀내고, 대안으로 어떻게 하면 나쁜 습관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를 알게 된 것이다.
핵심은 ‘생각’에 있었다. 뇌는 긍정적 생각이든 부정적 생각이든 그 내용의 가치와 상관없이 반복된 생각 자체에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욕을 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반복하면서 욕을 억누르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그 사람은 욕을 계속 하게 된다는 것이다. 뇌는 욕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의 내용과 의미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욕’이라는 단어 자체를 더 민감하게 기억한다는 것이다. 고치려고 했던 행동을 오히려 더 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 “밤에 야식을 먹지 말아야지”라는 굳은 결심을 한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우리의 의식은 야식을 먹지 말아야 한다는 강한 정보를 뇌에 전달함으로써 야식을 먹지 않도록 뇌가 훈련될 것 같이 생각한다. 그러나 “야식을 먹지 말아야지”라면서 반복적인 생각의 암시를 하면 뇌는 야식이라는 단어에 대한 민감성이 증가한다. 그 결과 야식이란 단어가 이전보다 더 자주 머리에 떠오르게 되고 야식을 먹게 될 확률이 더 높아진다.
이러한 현상을 과학자들은 ‘역설적 검색과정(ironic monitoring process)’이라고 부른다. 무엇인가를 떠올리지 말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뇌는 역설적으로 그런 생각을 더 강하게 떠올린다는 것이다. 부정적 습관을 고치기 위해 강하게 의식적으로 생각을 집중하면 의외로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부정적 습관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정적 습관 그 자체에 대한 민감성이 올라가 부정적 습관이 강화된다.
심리학자 에이미 존슨(Amy Johnson)은 부정적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는 생각을 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그래야 안 좋은 습관으로부터 그나마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건을 형성하게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냥 생각하지만 않는다고 이 습관이 없어지는가? 아무 생각 없이 부정적 습관에 노출된 사람들은 왜 자연적으로 그 습관이 없어지지 않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제 긍정적 습관을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조건이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결과와 연결된다. 즉 부정적 습관의 개선은 긍정적 습관의 형성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계속>
<영성심리학자, 성필립보생태마을 부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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