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열 (골룸바, 골롬반 평신도 선교사)

선교사로 살면서 언어와 문화가 다른 낯선 땅에서 새로운 삶의 방식에 적응하고 살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나 자신과의 힘 겨루기였다. 선교사로 살기 전까지는 나 자신을 스스로 굉장히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선교사로도 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착한 사람도 아니었고 심지어 내가 불리할 때는 숨거나 변명하는 모습에 자괴감도 들었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다른 사람과 경쟁하며 살았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나 자신을 스스로 지나치게 억압하며 살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각해보면 잘해보려고 인정받으려고 너무 힘을 주고 내 의지대로 하려다 그 결과가 잘못된 경우가 많았다.
힘을 빼고 내 의지가 아닌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헤아릴 때 기대하지 않은 놀라운 결과를 경험하게 되는 것 같다. 다른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 먼저 복음화가 되어야 하고 자신을 스스로 사랑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다른 사람에게도 관대해지고 그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듯이 말이다. 또한, 마치 빗물이 땅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듯이 산줄기를 타고 흘러내려 온 물이 강으로 흘러들어 가면 강물이 되고 바다로 흘러들어 가면 바닷물이 되듯이 말이다. 드러내지 않고 스며들면서 모든 것과 어우러지는 삶을 살며 부족하나마 선한 영향력을 나눌 수 있었던 삶에 감사드린다.
선교사로 살면서 보람을 느꼈던 것은 사제나 수도자들이 활동하는 해외선교 현장에서 평신도로서의 주체성을 갖고 적극적으로 지역 교회의 성장을 위해 함께 연대하고 공동체 일원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더 많은 평신도 선교사들이 다양한 선교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기를 바란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으로 이글을 마치고자 한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어디에 있든 바로 이 순간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그 기쁨을 이웃에게 전할 소명을 받았다.”
장은열 (골룸바, 골롬반 평신도 선교사)
'영성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얘들아, 현실에 지쳤을 때 이 광야를 기억하렴! (0) | 2021.06.01 |
|---|---|
| 비운의 운명을 모른 채 부르는 희망의 아리아 (0) | 2021.06.01 |
| [박현민 신부의 별별이야기] (75)심리학은 과학인가 (상) (0) | 2021.06.01 |
| 가난과 희생을 통해 그리스도의 동정(同情)을 배우다 (0) | 2021.06.01 |
| [생활 속 생태 영성, 하느님의 눈짓] 20. 삼위일체 하느님 (0) | 2021.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