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삶의 비타민 같은 친구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우정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생각합니다. 수도회는 다르지만 같은 길을 가는 친구가 있어 행복하구요. 처음으로 그 친구와 함께 1박2일 휴가를 보냈습니다.
친구의 성소 이야기를 다시 들었습니다. 가슴 밑바닥에서 퍼올린 이야기에는 아는 부분도 있고, 새로운 이야기도 있었죠. 제가 성당에 인도한 친구가 수녀원에 간다고 했을 때 사실 충격을 받았거던요. 놀라운 건 제가 알게 모르게 그 친구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겁니다.
저는 미션스쿨에 다녔습니다. 여고 2학년 때 성경 과목이 있었는데요, 원하지 않아도 수업을 들어야 했죠. 그때 교목 선생님이 가톨릭과 개신교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제가 알고 있는 교리와 달랐습니다. 친구들이 오해할 수도 있겠다 싶어 용기를 내어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종교에 관심도 없던 친구가 가톨릭이 어떤 종교인지 궁금했다고 하네요. 아마도 친구는 어머니가 설암으로 6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언가를 붙잡고 싶었을 겁니다. 저는 그런 친구의 손을 잡고 성당으로 갔지요. 수녀가 된 친구는 신앙고백을 이렇게 한다고 합니다.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 내 친구의 하느님, 그리고 나의 하느님…." 친구는 하느님 체험을 이야기할 때마다 저를 빼놓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을 만나는 순간, 진정한 삶이 시작됩니다.
송봉모 신부님은 「내 이름을 부르시는 그분」에서 아브라함과 베드로의 예를 들면서 부르심 이전의 삶은 중요하지 않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부르심 이후의 기록만 있는 거라고요. 선선한 바람이 불면 다시 한 번 우리 삶의 자리를 둘러볼 수 있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