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의 4ㆍ27 판문점 선언에 온 국민이 기뻐하고 있다. 교계 지도자들과 프란치스코 교황도 불과 몇 달 만에 ‘대전환’이라는 해도 좋을 만큼 한반도 정세가 급변한 데 대해 감사기도와 희망을 쏟아내고 있다. 염수정 추기경과 김희중 대주교가 밝혔듯이, 우리는 이 대전환을 한반도 평화를 위해 바친 모두의 기도에 대한 주님의 응답으로 받아들인다.
나아가 이 희망의 싹을 보듬고 키우기 위해 그리스도인들이 해야 할 과제를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할 때다. 그것은 남북 화해와 평화의 희생 제물이 되겠다는 결연한 마음으로 장벽을 허물고 다리를 놓는 일일 것이다.
남북이 평화를 향해 걷는 길에는 많은 장벽과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분단 이후 사실상 처음 오르는 길이기에 시행착오도 있을 테고, 인내와 용기가 요구되는 길목도 나타날 것이다.
교회는 남북이 길을 걷다 의견이 맞지 않아 갈등이 생기면 용감하게 화해의 촉진자로 나서야 한다. 교회는 남북 평화 여정에 반드시 필요한 화해의 영성을 풍요롭게 갖고 있다. 그동안 이 영성을 바탕으로 남북 화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한층 더 용기를 내어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야 한다. 예언자는 한 장짜리 메시지로 훈수를 두거나 비판하는 사람이 아니다. 여론의 뭇매를 맞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하느님 뜻을 증언해 벽을 허무는 사람이 진정한 예언자다.
또한 일치의 영성으로 대화를 북돋아야 한다. 대화가 잘 이뤄지려면 상대를 존중하고, 귀를 기울이고, 때로는 희생해야 하는데 교회는 일치를 목적으로 하는 이런 대화에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 혹시라도 대화가 답보 상태에 놓이면 교회가 대화의 촉진자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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