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사회·종교계는 1월 26일 정부가 발표한 신규 원자력발전소(원전) 2기 건설 강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이들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폐기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해임을 촉구했다.
43개 시민사회·종교계·환경단체로 구성된 탈핵시민행동은 이튿날인 1월 27일 서울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안전과 환경보전 책무를 외면하고 핵발전 강행을 주도한 책임자인 김 장관은 물러나야 한다”며 “이전 정부의 과오를 답습한 제11차 전기본 즉각 폐기와 민주적이고 정의로운 제12차 전기본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직접 해명도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탈핵을 약속했던 정부가 제대로 된 공론화 과정없이 졸속 여론조사를 근거로 신규 원전 건설을 강행하려 한다고 규탄했다. △두 차례 정책토론회와 한 차례 여론조사 등 형식적 절차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 등 핵심 쟁점 누락 △지산지소(地産地消, 수요·공급 지역 일치) 원칙 위배 등 절차적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탈핵을 염원했던 시민에 대한 배신이자 명백한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했다. 박항주 녹색연합 전문위원도 “문재인 정부 당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은 최소 몇 달간 치열하게 토론이라도 했지만, 이번엔 성급하게 결론을 냈다”고 일갈했다.
시민사회는 정부가 △수요와 공급의 시차 불일치·지역 불평등 △전력망 경직성 문제 △송전선로 건설 가능 여부 △핵폐기물 대책 부재 △원전 밀집 위험성 등에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은 “용인 반도체 산단 전력 수요는 당장 발생하는데 원전 완공까지 15년 이상 소요된다. 수도권에 전기가 필요하다면 왜 수도권에 짓지 못하느냐”며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 시대에 출력 조절이 힘든 원전이 공존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밀양 사태 이후 고압 송전선로 건설은 전국 각지에서 반대하고 있다”면서 “핵발전소 확대로 늘어나는 고준위 핵폐기물 문제는 어떻게 해결될 것이냐”고 주장했다. 원전 2기 건설 계획은 영남권에 치중돼 있는데, 부산과 울진 등 동해안에만 26기 이상 밀집돼 동시 사고 발생 시 피난책 등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전 밀집지역 활동가들 역시 우려를 표했다. 경주환경운동연합 이상홍 사무국장은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재생에너지 중심’ 기조를 보였으나 신규 원전 강행 발표로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라며 “원전이 정말 필요하다면 지방의 계속된 희생보다 수도권이 1차 후보지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국장은 더 많은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현 정부 들어 타운홀미팅 등 시도가 많아졌지만 시민사회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부산·광주·울산·경북 경주 등지에서도 정부의 원전 강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탈핵시민행동은 매주 시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그간 탈원전 정책을 지지해왔던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1월 26일 “재생에너지와 원전 등으로의 전력 운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사용량 증가 등에 따라 안정적 전력 수급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결정으로 신규 원전 2기가 건설되면 가동 중단된 원전을 포함해 34기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3월 경북 경주·영덕·울진, 울산 울주 등 4곳이 원전 유치 희망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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