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거움이 가득했던 행사 날이었지만, 단 한순간 청년들의 얼굴이 굳었던 때가 있었다. 미사 중에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YD)에 봉사자로 참여할 것을 서약하는 신청서를 봉헌하던 순간이다. 미사 중 배포된 서약서를 보며 대다수 신자는 곧바로 자신의 이름과 세례명·연락처를 적어냈지만, 일부는 주변의 눈치를 보며 천천히 신청서를 쓰고 있었다. 미사 후에 한 신자는 “또 봉사해야 하나?”라며 조용히 푸념하기도 했다.
어려운 순례도 잘 마치고 온 신자 청년들이 봉사자로 참여하는 것을 주저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한 신자에게서 힌트를 들을 수 있었다. “또 시키는 일만 하는 거겠죠?”라는 물음에서다. 어쩌면 공동체 내에서 청년을 구성원이 아닌 ‘노동력’으로만 치부해 온 데 대한 깊은 반발심에 봉사 신청서를 더욱 무겁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반대로 얼마 전 방문한 서울 WYD 청년 연수 현장은 WYD 준비를 향한 희망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 모인 청년들은 시노드 과정을 통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눈 시간이 가장 유익했다고 꼽았다. 그 중에는 WYD 준비 과정을 청년들이 제 목소리를 낼 기회로 여기는 이도 있었다. 시노드 교회를 향한 여정을 함께 걷고 있는 한국 교회에 WYD가 어떤 변화를 가져다 줄지 더욱 관심 깊게 지켜보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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