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새롭게 공소 마련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신평공소 한센병 환우들에게는 세상의 시련을 이겨내는 신앙의 내성이 굳건하게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포천시 신북면 장자마을2길 18 현지에 새 땅을 마련해 2015년 5월 아담하지만, 성채와 같은 단단한 새 공소를 춘천교구장 김운회 주교 주례로 봉헌했다. 철제건물 구조에 적벽돌로 마감했다.
신평공소에는 매 주일 오전 10시 주일 미사가 봉헌된다. 포천본당 주임과 보좌 신부가 방문해 한센병 환우들에게 성사의 은총을 지속해서 전해주고 있다.
신평공소에는 한센병 환우들에게 동병상련의 벗이 매 주일 찾아온다. 산업단지에서 일하고 있는 나이지리아 이주 노동자들이다. 무지한 사회 통념으로 정착촌을 이루며 이방인처럼 살아야 했던 한센병 환우들이 진짜 이방인들을 환대하고 있다. 신평공소 신자들은 주일 미사에 참여하러 온 이주 노동자들과 미사 후 다과를 나누고 행사에도 초대해 가족처럼 보살피고 있다.
한 때 빈자리가 없을 만큼 공소를 가득 채운 신자들이 세월이 흐르면서 하나둘 하느님 품에 안겼다.
신평공소 신자는 현재 23명이다. 초기부터 지금까지 신평공소를 지키고 있는 한센병 환우는 그중 18명이다. 이들 모두 연로하지만 지금도 공소를 버티는 주추와 기둥 같은 존재이다.
전종국(스테파노) 신평공소 회장은 “지난 3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동안 많은 신자 분이 돌아가셨다”고 안타까워했다. 전 회장은 “신평 신자들은 예나 지금이나 신앙에 대해선 한결같이 열성 가득하다”며 “공소 활성화를 위해 이주 노동자 돌봄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