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신도 신학자로 산다는 건
그는 “한국에서 평신도 신학자로 사는 건 모든 면에서 쉽지 않다”고 했다. 자신을 평신도 신학자라고 소개하면 신부도 아닌데 어쩌다 신학을 공부했느냐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의 반응은 20년 전 유학시절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평신도 신학자는 정상에서 벗어나 있거나, 되게 독특한 별종으로 생각해요. 사실 평신도 신학자는 고대 교회부터 있었던 교회 구성원 중 하나거든요. 어느 시대에나 있었죠. 우리나라가 유독 평신도 신학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특별한 거 같아요.”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에선 중고등학교 종교교사 대부분이 평신도 신학자다. 이들은 자신의 전공을 살려 강의를 할 수 있지만 한국의 평신도 신학자는 학교나 대학 등에서 자신의 전공을 펼쳐 보일 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는 ‘강연 시장’에서 믿고 부르는 명강사로 통한다. 개념조차 생소한 고대 근동과 구약 성경의 세계, 그 안에 자리한 작은 나라 이스라엘의 이야기를 대중에게 쉽게 풀어 설명해준다. EBS든 유튜브든 그가 강의한 영상에는 늘 “감동 깊은 명강의”라는 댓글이 가득하다. 그는 “강의 비결이랄 건 없다”면서도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유튜브와 온라인에 온갖 강연이 공개되면서, 강사들의 실체가 많이 드러났지요. 서로 비교가 되고, 어느 강사가 어떤 자료를 쓰고 뭘 말하는지를 알게 됐으니까요. 밑천이 보이는 거죠. 결국은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독서량은 다 드러나거든요.”
교회 위축의 극복은 이주민 사목에 있어
그는 “평신도 신학자로서 신앙적으로나 실력으로나 인정받는 존재가 되면 좋겠다”면서 “평신도 신학자가 많지 않은 현실에서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평신도 신학자의 길을 하느님께서 지지하고 응원해주고 계신다는 걸 강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어려울 때마다 꼭 필요한 걸 주시면서 문제를 해결해 주시더라고요. 큰 고비 없이 지금까지 교회 안에서 지낼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다시 교회 위축의 문제로 화제가 옮겨졌다. 위축되는 교회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은 무엇일까. 그는 “이민을 받아들이는 데 교회의 역할이 있다”고 했다.
“지금 같은 출산율로는 우리 사회가 이민자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 것입니다. 우리와는 다른 사람들과 잘 살아가는 게 관건이 될 거예요. 이때 가톨릭교회가 할 일이 있는 거죠. 이주민 사목에 더 적극 나서야 합니다.”
가톨릭교회의 보편성과 형제애는 사회통합을 이루는 모범이자 기준이 될 수 있다. 그는 “의정부교구가 일반 신자들을 난민 활동가로 양성하고 있는 건 굉장히 선구적인 사목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외국인들이 들어오면 혐오 문제가 늘어나고, 우리 것을 뺏어간다는 식의 논리가 심해질 거예요. 교회는 거기에 반대하며 목소리를 내야죠. 교회 역시 많은 준비를 해야 합니다. 여러 사회 현안이 있지만 이주민 문제를 대처하는 데 있어 가톨릭교회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박수정 기자 catheirne@cpb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