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유학 시기에는 어떤 공부를 하였고, 어떤 추억이 있나요?
추억이 너무 많은데요, 제게 미국 유학 생활은 원 없이 공부하고 추억을 쌓은 시간이었어요. 뭐니 뭐니해도 사람 공부, 사람 경험이 제게는 가장 큰 추억이었죠. 저는 ‘세상에서 가장 지적인 도시’라고 하는 보스턴 옆 케임브리지에서 공부했는데 특히 하버드, MIT에서 세계적인 석학들을 많이 만났어요. 노엄 촘스키, 故 클래이튼 크리스텐슨, 조셉 나이, 네리 옥스먼, 석지영 교수 같은 분들요. 그분들과의 만남과 대화를 엮어 귀국 후 책으로 펴냈어요. 물론 그분들로부터 얻은 지혜와 영감을 혼자만 알고 있기 아까워서 더 많은 사람과 나누려는 목적이 가장 컸고, 유학 생활의 소중한 추억들을 잊지 않고 두고두고 간직하고 싶은 마음도 컸어요. 그 책 「나를 발견하는 시간 하버드/MIT 석학 16인의 강의실 밖 수업」이 그래서 제 유학 생활의 가장 큰 결과물이자 자산이네요. 30대 초반의 모든 추억이 다 녹아들어 있는 제 유학 시절의 기록이기도 하니까요.
▶일상 속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나만의 방법은 무엇인가요?
약간의 스트레스를 받을 땐 사람을 만나고요, 정말로 힘들 때는 사람을 만나지 않는 것 같아요. 성당에 가서 조용히 앉아 있어요. 예술과 자연도 많이 중요한 것 같아요. 물론 친밀한 사람들과의 긴밀한 관계도 큰 도움이 되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강아지랑 놀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요.(웃음)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 인생 후배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요?
제가 스스로 ‘마법의 주문’이라고 명명한 게 있는데요, 누가 가르쳐준 건 아니고 제가 살면서 이런저런 경험과 생각 끝에 깨닫게 된 거예요. 그건 바로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선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그리고 미래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선 ‘안 되면 어때? 일단 한번 해보지 뭐’라는 조금은 가벼운 자세로 임하는 거예요. 생각해보면 저는 과거에 대해선 후회가, 그리고 미래에 대해선 염려가 먼저 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저도 모르게 주눅이 들거나 생각만 하다가 정작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경우도 많았고요. ‘마법의 주문’을 좀 더 미리 깨닫고 읊으며 살았더라면 좀 더 용감하게 많은 것들에 도전했을 것 같아요. 사실 젊었을 때의 불안정, 불안함은 달리 말하면 ‘가능성’이잖아요, 젊음의 특권인 그 ‘가능성’을 백분 시험하고 누려봤으면 좋겠어요. 그게 ‘실패’가 된다 하더라도 젊었을 때의 ‘실패’라는 경험은 ‘노력을 했다는 훈장’이라고 하더라고요. 인생에서 내가 주도권을 갖고 선택하고 나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즐겨 하는 기도나 좋아하는 성경 구절은 무엇인가요?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 5,16-18) 제 SNS 프로필에 있는 글인데요. 모든 걸 함축하고 있는 말씀 같아요. 이 기도를 드릴 때면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는 걸 느껴요. 아무리 힘든 상황이더라도요.
양영은씨는 항상 시간이 부족하고, 시간에 쫓기는 삶을 살고 있다 보니 생각만큼 봉사를 많이 다니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나를 발견하는 시간」을 써서 나오는 인세를 노숙자 자활시설인 ‘안나의집 아지트(아이들-가출 청소년들-을 지켜주는 트럭) 프로젝트’에 기부하고 있다. 다른 좋은 뜻을 가진 분들도 이런 선순환을 계속 구축해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오늘도 무에서 유를 만드는 창작활동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고, 그렇게 얻어진 가치를 더 좋은 일을 위해 쓰고 나누면서 그런 생태계를 만들고 키워가는 아녜스 자매의 앞날이 기대된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부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