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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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제9회 신앙체험수기] 심사평 / 출렁이는 삶 속에서 놓쳐서는 안 될 ‘신앙의 빛’

참 빛 사랑 2022. 2. 22. 19:52

신달자 엘리사벳 (시인)

 
 

신앙 수기란 딱 삼각형이다. “나는 이러이러한 고통에 직면했으나 끝까지 주님께 의탁하였다”라는 형식이다. 이러이러한 고통은 참으로 다양하다. 삶이란 너울이다. 바다가 산이 평지가 언덕이 있으며 밤과 낮이 일출과 저녁노을이 있다.

수평은 있지만 더불어 있는 것이다. 모든 출렁거림 속에 우리의 삶이 있다. 그 안에서 오직 놓쳐서는 안 되는 빛 하나 신앙의 빛을 이야기하는 자리다. 대부분 모두 고통이며 상처이며 통곡이다. 이런 고통 속에서도 끝까지 주님을 외면하지 않았나 하는 감동이 밀려올 때 읽는 사람의 가슴이 울먹거리며 눈이 젖어 온다.

때로는 더 읽지 못하고 침묵하며 성호를 긋고 고요히 눈감을 때도 있다. 살아오면서 일상적 기적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크고 대단한 사건에서만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 속에서 눈부신 경험을 할 때가 있다. 설핏 어렴풋이 아련히 아 이렇게 될 수 있다니…. 내 힘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일인데 자연스럽게 풀리는 경우 나는 가만히 침묵으로 말한다.

“아 주님 지나가셨습니까?” 하고 말이다.

신앙수기 원고를 읽을 때마다 더 뚜렷하게 주님을 만나게 되는 것은 큰 축복이다. 축복을 예사롭게 생각지 않으려는 나의 노력에 힘을 받는다는 뜻이다.

이번 대상의 영광을 차지한 유동훈 미카엘의 더 발전적인 삶은 언제나 주님께서 다음 가게 될 장소를 마련하셨다. 죽음을 결정해 놓고 세상과 이별을 생각하는 그즈음에 대구 코로나 사태에 스스로 밀고 들어가 가장 쓸모있는 역할을 하게 되는 일들은 기적이었다. 그리고 조무사에서 간호사, 음악연주가 되고 다시 한발씩 생의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게 되는 그 시간 속에는 분명히 하느님이 느껴지는 감동이 있다. 충분히 그 안에 기적이 존재했던 것이다.

우수상 박치준 미카엘 역시 사랑하는 아내를 어이없이 잃고 그 방황의 시간을 배반의 시간에서 믿음의 시간으로 변화시킨 노력은 바로 복음적 구원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신앙과 세상과 주변 모든 사람들까지 배반의 대상으로 느껴지던 시간을 잘 넘기고 양순한 양으로 돌아온 이 믿음을 어찌 기적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을 수 있을까.

가작 김병규 베드로도 기적이란 단어로 끝난다. 한 가정의 파탄에서 성가정을 이루게 되는 과정은 기적 그 자체였다.

가작 김순희 실비아의 이야기도 기적이었으며, 유려한 문장의 힘도 컸다. 죽음을 넘어 핏줄의 이별을 온전히 체험하면서, 사랑의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현실을 은총으로 받아들이는 정신력이 이미 신앙이 자신을 지키는 힘이었다고 볼 수 있다.

특별상의 이야기도 단연 감동이며 기적이다. 죽음까지의 길을 동반하는 호스피스의 역할이야말로 기적이 아니면 따를 수 없는 일 아닌가. 죽음의 순간에 예수님을 초대하는 일도 호스피스의 의무 같은 것으로 생각한다. 고통 가운데서도 부활이며 생명이신 하느님께 감사하는 한 인간의 모습에서 분명한 예수님이 보인다고 느꼈다.

한 사람의 고통이 여러 사람에게 등불이 됐다. 우리는 그동안 몰랐던 많은 것의 해답을 얻는 것이 아닌가 모두에게 축복이었다고 생각해 본다. 모든 수상자들에게 축하와 사랑의 위로를 드린다. 그리고 탈락자들에게도 또 다른 하느님의 선물이 있기를 마음 다해 기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