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 아나운서에게 방송하는 시간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제가 가장 좋아하고 잘하고 저답다고 느끼는 시간이 방송하는 시간인 것 같아요. 많은 분이 그 시간을 함께하며 공감과 위로와 재미를 찾아가는 것을 느껴요. 함께 소통하고 좋은 음악을 듣고 많이 배우면서 함께 성장해가는 느낌이 특히 좋아요.
▶요즘에 아이들을 키우면서 특히 체험한 것은?
하느님께서 아이들에게 원하시는 게 있는데, 내가 너무 세상의 잣대에 맞춰서 아이들을 키우는 건 아닌가 늘 고민이 돼요. 아이들이 유치원에 들어갈 무렵에 성당 유치원에 꼭 들어가게 해달라고 기도했어요. 당시 주변에서 영어유치원에 보내고 싶은 유혹도 있었지만 잘 보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가 영어는 잘할지 몰라도 가위바위보 하기 전에도 갑자기 성호를 긋는 것을 보면 참 마음이 흡족해요.
▶진로를 고민하는 요즘 젊은 청년들, 인생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저의 큰 자산은 고전 읽기와 여행이라 생각해요. 코로나 시국에 여행은 어렵겠지만 고전 읽기는 해볼 만한 일이에요. 요즘에는 유튜브나 볼거리들이 넘쳐나서 다들 책을 많이 안 읽지만 보다 보면 잘못된 것도 있고 검증이 필요한 것들도 많은 것 같아요. 몇백 년 동안 전 세계 사람들에게 검증받은 고전이 현재에도 시공을 초월한 지혜나 감동을 주는 가성비 좋은 텍스트가 아닐까 생각해요. 청년들에게는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권하고 싶어요.
▶평소 기도는 자주 하세요?
신부님이 결혼식 후 저에게 식사 전 기도는 꼭 하라고 하셨잖아요. 그전엔 밖에서나 회사에서는 잘 안 했거든요. 티 내는 것 같기도 하고 왜 그런지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왜 신부님이 밖에서 식사 전 성호를 꼭 긋게 하신 건지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저는 기도는 잘 못하지만 제일 힘들었던 고비들이 있을 때마다 그냥 세 번 하느님을 불러요. ‘하느님, 하느님, 하느님…’. 너무 힘들고 지쳐서 한마디도 나오지 않을 때 아기가 엄마, 엄마하고 부르는 것처럼 저도 하느님을 되뇌게 됩니다. 부끄럽지만 제 기도는 기복신앙(?)을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간간이 이야기하듯 하느님께 솔직하고 정확하게 제 감정에 대해 고백해요.
▶황정민 아녜스에게 신앙이란?
신앙은 저를 지탱해주는 버팀목이자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원동력이에요. 만약 ‘나에게 신앙이 없었다면’ 하고 생각조차 할 수도 없어요, 저는 하느님 앞에서는 늘 모자라고 부끄럽지만, 하느님을 생각하면 그 사랑으로 다시 충전된다고나 할까, 그래요.
황정민 아나운서에게 미래의 꿈을 묻자 대뜸 상담과 관련된 봉사를 해보고 싶다고 한다. 그녀는 방송에서 대화하면서 의외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거나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도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남들과 비교하느라 허비하는 감정과 시간을 줄이고 자신에게 집중해서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함께 배워나가고 싶다고 한다. 그런 날들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부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