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재 신부(마리스텔라 실버타운 원장 겸 마리스텔라 준본당 주임)

‘단계적 일상회복’을 잠시 멈추고, 방역지침이 강화될 것이란 뉴스를 접했을 때 많은 긴장을 했습니다. 방역 조치로 작년 주님 성탄 대축일 미사와 행사를 시행하지 못했기에, ‘이번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아래 여러 가지를 준비한 까닭입니다. 다행히도 2차 백신을 맞은 이들로 모임 허용 범위가 넓어진 덕에 준비한 행사를 잘 치렀습니다.
야심 차게 준비한 것은 ‘성탄절 금손짱’이라는 프로그램입니다. 실버타운 각 층에 미니 성탄 트리와 장식 재료를 가져다 놓고, 어머님ㆍ아버님들이 직접 꾸미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와 수녀님이 심사하고, 선정된 분들에게 선물을 드리기로 했습니다.
심사하는 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다들 아주 예쁘게 꾸며 놓았기 때문입니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지만 냉정히 평가했고, 총 12개 층 가운데 6개 층이 선정됐습니다. 선물 증정과 함께 합격 층 발표도 성탄 밤 미사 중에 이뤄졌습니다. 그래서 신자가 아닌 어머님 한 분이 합격 소식을 알기 위해 미사에 참여하기까지 했습니다. 성탄 트리 꾸미기에 대한 입소자들의 만족도는 최고였습니다. ‘심심했는데 잘 됐다’고 즐거워하며, 빠진 재료를 직접 사서 꾸미는 열의를 보였습니다.
또한, 성탄 시기에 맞춰 비신자였던 입소자 한 분이 세례를 받고 새로이 하느님 자녀로 태어나는 경사도 있었습니다.
성탄을 이대로 그냥 보내기 아쉬워 저희 마리스텔라만의 작은 음악회도 열었습니다. 미사에서 ‘경사롭다’라는 곡을 특송으로 봉헌했는데, 제 피아노 반주에 맞춰 하모니카 동호회원 입소자분들이 합주했습니다. 미사가 끝난 뒤, 입소자분 모두에게 성탄 선물로 제주산 귤 1㎏ 상자를 하나씩 드리며 성탄을 마무리했습니다.
이처럼 매년 오는 기념일이라도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하면, 우리 모두에게 더욱 뜻깊은 날이 된다는 것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성탄절이었습니다.
마리스텔라 실버타운 원장 겸 마리스텔라 준본당 주임 박원재(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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